[씨네21 리뷰]
어벤져스급 꼬마 악동들의 마을 수호 프로젝트 <우리친구 피들스틱스>
2016-10-12
글 : 이예지
<우리친구 피들스틱스>

독일의 볼리스 마을은 평화롭고 한적한 곳이지만, 미래의 소방관 벤(미오 마틱스 베스)과 크레인을 좋아하는 리에케(노라 보르노), 쓰레기차에 정통한 막스(저스틴 빌케), 기차 전문가 레네(샤를로트 로빅), 음악을 사랑하는 주제(헨리에테 크라토흐빌), 선장이 되고 싶은 파울(피터 부닥) 등 6명의 꼬마 악동과 그들의 특별한 친구 긴코너구리 피들스틱스로 바람 잘 날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소비자 연구회사 GKF가 볼리스 마을을 테스트 마을로 선정해 각종 신상품을 테스트하며 주민들을 평균치에 맞추려 한다. 기준에 따라 68살 이상 노인들이 양로원으로 이송되자, 벤과 친구들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구하고 표준이 되어버린 마을을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 분투한다.

<우리친구 피들스틱스>는 팝업북을 읽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회화적인 영화다. 꼬마들은 마을의 모든 어른들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정지된 세계에서 빵 배급 기계, 소의 방귀로 전기를 생산하는 전기 발전기, 돛으로 가는 자동차 등 기상천외한 상상을 실행한다. 어른들이 잠든 세계에서 잠들지 않은 것은 꼬마들과 노인들뿐이다. 아이들이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은 마을을 보수하기 위해 그들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나서고 아이들만큼이나 괴짜인 노인들은 크레인을 롤러코스터로, 증기선을 잠수함으로, 기차를 비행기로 만들어낸다. 괴상한 발명품들 가운데, 긴코너구리 피들스틱스가 만들어낸 딸기셰이크 풀장은 그 화룡점정이다. 영화는 아이, 노인, 동물 등 사회의 기준에서 힘없는 약자들을 동원해 질서를 파괴하고 생산하는 놀이를 반복한다. 그러나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것처럼 아장아장 걷는 작은 어린아이들이 인형극처럼 놀이를 재현하는 것은 기묘한 이질감도 들게 한다. 정해진 표준에서 벗어나 특별한 사람이 되자는 슬로건도 다소 올드하고 지루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시하고 발랄한 톤 앤드 매너는 이러한 이질감을 티 나지 않게 봉합하는 편이다. 아이들의 상상을 동화처럼 구현해낸 알록달록한 프로덕션 디자인과 경쾌한 음악이 돋보이는 뮤지컬영화로, 제33회 뮌헨국제영화제 어린이미디어상, 제10회 취리히영화제 베스트어린이영화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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