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위험에 빠진 도시를 구하라! <바스티유 데이>
2016-10-12
글 : 조재휘 (영화평론가)
<바스티유 데이>

파리 시내에서 급작스런 폭탄 테러가 발생한다. 용의자는 미국인 소매치기 마이클 메이슨(리처드 매든). 프랑스 혁명기념일을 앞두고 일어난 사건에 경찰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마이클을 체포하기 위한 수사망을 좁혀온다. 하지만 마이클은 단지 소매치기하는 과정에서 폭탄이 든 가방을 훔쳤을 뿐 테러를 계획한 진범은 따로 있었던 것. CIA 요원 션 브라이어(이드리스 엘바)는 마이클이 진범이 아님을 직감하고 원래 가방을 가지고 있었던 의문의 여성 조이네빌(샬롯 르 본)을 찾는다. 폭발 이후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파리 시가지는 혼란에 빠져들고, 션은 사건의 이면에 전혀 예상치 못한 음모가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된다.

<바스티유 데이>는 <우먼 인 블랙>(2012)까지 공포 스릴러를 만들어온 제임스 왓킨스가 장르를 바꿔 첩보 액션에 도전한 작품이다. CIA 요원과 소매치기가 파트너십을 이룬다는 점에서 버디무비의 성격이 곁들여진 이 영화는 <제이슨 본>을 비롯한 최근의 여러 첩보영화가 현실의 국제정세를 배경으로 삼고 있듯, 샤를리 에브도 총격 테러와 파리 폭탄 테러 이후 경계태세가 강화되고 반이슬람 정서가 심화된 프랑스 상황을 이야기의 바탕에 깔아놓음으로써 현실의 일각을 목격하는 듯한 몰입감을 자아낸다. <프로메테우스>(2012)와 <퍼시픽 림>(2013)의 조연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드러낸 이드리스 엘바의 주연작. 듬직한 프로페셔널의 인상이 강한 이드리스 엘바의 존재감은 92분의 러닝타임 내내 영화를 떠받치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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