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남매 나샹(아나무랑)과 와와(딩지아리)는 중국 윈난성 고산지대 누강주에서 어머니, 아픈 할머니와 살고 있다. 학교에 가기 위해선 누강 협곡 사이에 놓인 외줄을 타야 한다. 외줄에 의지한 채 홀로 강을 건너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잘 알기에 어머니는 어린 와와의 등교를 허락하지 않는다. 도시로 일 떠난 아버지가 돌아오면 그때 제대로 외줄 타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똑똑하고 호기심 많은 와와는 가족들 몰래 외줄을 타고 학교에 간다. 그러다 와와는 도시에서 온 젊은 선생님 니에(차오시위엔)의 눈에 띈다. 한편 심성 고운 니에 선생님은 오지의 아이들이 추운 날씨에도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다니며 위험천만한 방법으로 등교를 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아이들에게 선물할 장화를 들고 나샹의 집에 가정방문한 니에 선생님은 아이들의 어머니에게 와와에게도 배움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건의한다. 그러던 어느 날 누나 나샹이 사고를 당한다.
<와와의 학교 가는 날>은 윈난성의 소수민족 리수족 아이들의 실화에서 출발한 영화다. 다리가 놓이지 않아 외줄을 타야 하는 리수족 아이들의 처지가 나샹과 와와의 이야기로 발전했다. 소수민족의 삶을 타자화하지 않으려는 태도나 아이들의 순수함을 전략적으로 이용하지 않으려는 조심스런 태도는 이 영화의 큰 장점이다. 실제 윈난성에 거주하는 현지 초등학생들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덕도 크게 보았다. 재주 넘듯 나무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는 와와의 모습 등 청정의 자연을 닮은 아이들의 생생한 연기는 이야기에 리얼리티를 더한다. <와와의 학교 가는 날>은 자연의 시련이 있을 뿐 악인이 등장하지 않는 ‘착한’ 영화다. 꿈을 꿀 땐 진심으로 꿈꾸며, 상처받을 땐 어른들보다 더 깊이 상처받는 와와의 모습이 순수한 감동을 안겨준다. 자식들을 학교 보내기 위해 영화 20도의 얼음길을 목숨 걸고 걸어가는 인도 히말라야 오지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인 다큐멘터리 <학교 가는 길>(감독 이경묵, 구중회, 2014)과 이 영화를 비교해봐도 재밌을 것이다. 제13회 중국영화화표장, 제18회 금계백영화제 등에서 우수아동영화상, 신인상 등을 받은 작품으로, 펑천 감독의 데뷔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