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억압과 부조리 속에서도 끊임없이 갈망하는 자유와 희망의 연대 <뷰티풀 레이디스>
2016-11-09
글 : 이예지

문학 교사인 마틸드 르루아(소피 마르소)는 남편의 탈옥을 도운 죄목으로 교도소에 수감된다. 폭력적인 수감자들과 억압적인 교도관들 속에 던져진 그녀에겐 오로지 아들과의 면회 시간, 그리고 남편에게 오는 연락만이 희망이다. 그러나 남편과의 연락은 끊어지고, 설상가상으로 그가 살인까지 저질렀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교도소 생활도 녹록지 않다. 룸메이트인 칸테는 폭력을 일삼는데 교도관들은 외면하고, 교도소는 휴지도 제때 지급되지 않을 정도로 비위생적이다. 남편에게 연락을 취하기 위해 수면제를 빼돌려 마르트(앤 르 니)에게 제공하지만 그에게서도 소식은 없다. 르루아는 폭력을 저지르던 남편을 죽인 아니타(수잔 클레망)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잔느(폴린 버렛) 등의 무리와 가까워지며 꿈도 희망도 없는 교도소 생활을 그저 버틴다.

원제 ‘La taularde’는 여성 죄수라는 뜻이고, 영제 ‘Jailbirds’는 감옥 속의 새들이라는 뜻이다. 제목 그대로, 영화의 배경은 오로지 교도소다. 영화는 교도소라는 억압적이고 폐쇄적인 사회 속에서 반복되는 부조리한 일들과 그 속에 던져진 한 여성의 모습을 가까이서 담아낸다. 그리고 감옥이라는 공간과 어울리지 않는 문학 교사 르루아를 집요하게 부조리와 폭력의 무법지대 속에 몰아넣으며, 그녀가 변화하고 분노하며 절망하는 과정을 세밀히 그려낸다. 강간 위협을 하는 룸메이트, 수감자에게 몰래 돈을 받고 약을 파는 의사, 무관심 속에 수감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교도관 등이 둘러싼 숨 막히는 작은 사회 속에서 그녀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지만 그럴수록 절망은 더 깊게 그녀의 목을 죄어온다. <뷰티풀 레이디스>는 진취적인 죄수들의 도발과 반항을 그려낸 작품이 아니다. 그보다는 생에서 맞닥뜨린 억압과 부조리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유와 희망, 연대를 갈망하는 인간의 모습과 그것을 번번이 실패로 돌려놓는 기만적이고 부조리한 시스템을 회색빛으로 보여주는 영화에 가깝다. 프랑스의 신예 오드리 에스트루고 감독의 연출작으로, 르루아를 연기한 소피 마르소의 우아하고 지적인 얼굴과 섬세한 심리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부문에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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