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작은 레코드 가게에서 일하는 프렘(아유쉬만 커라나)은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청년이다. 번드르르한 외모 빼고는 내세울 것 없는 그는 평생을 아버지에게 휘둘려 살아왔다. 결혼 적령기인 그는 역시나 아버지의 뜻대로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 된다. 풍만한 체형, 고학력, 단출한 가족 형태 등 아내 산디야(부미 페드네카르)는 외모부터 가정환경까지 프렘과 공통점이 하나도 없다. 프렘은 그런 산디야를 홀대하고, 견디지 못한 산디야는 결국 프렘 곁을 떠난다. 한편 프렘이 일하는 카세트테이프 가게는 바로 옆에 생긴 CD 가게때문에 위기를 맞는다. CD 가게 사장은 프렘이 ‘아내 업고 달리기’ 대회에 나가면 가게를 철수하겠다고 한다.
<아내 업고 달리기>는 인도의 소도시, 한 젊은 부부의 우여곡절 많은 결혼 생활을 그린다. 중매와 결혼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인도 사회의 가족 문화, 결혼 풍습 등이 그려진다. 부부의 결혼 생활에 발목을 잡는 것은 남자의 학력, 집안에 대한 뿌리 깊은 콤플렉스다. 여성 캐릭터는 남자의 모자란 점을 덮어놓고 포용하는 대신에 솔직한 의사 표현으로 대응하고 그 과정을 통해 부부는 변화의 실마리를 얻는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인도의 변화한 여성상이 담긴다. 문제 해결방식 또한 근본적이고 평등하다. 결말에 이르러 주인공 부부는 ‘아내 업고 달리기’ 대회에 참가한다. “인생의 무게를 견뎌라”라는 표제어가 말해주듯 대회 신은 좌절로 가득했던 남자의 인생, 그리고 두 부부가 헤쳐나갈 미래를 은유한다. 과장 없는 코미디와 두 인물을 사랑스럽게 담아내는 시선이 돋보이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