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파리] 국민 영웅 자크 이브 쿠스토의 일생을 담아 순조롭게 흥행
2016-11-15
글 : 최현정 (파리 통신원)
<로디세>

1950년대 말부터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경쟁하듯 달나라 탐험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안, 프랑스인들은 개척되지 않은 또 다른 세계로의 여행에 깊이 매료되어 있었다. 프랑스인이라면 1950년대부터 80년대 말까지 자크 이브 쿠스토가 전하는 바닷속 나라의 신비로운 영상을 보며 달콤한 주말을 보내지 않은 이는 없을 것이다. 대통령 이름은 잊어버릴지언정 쿠스토의 이름은 잊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그의 유명세는 대단했다. 스쿠버다이빙의 창시자이기도 한 그의 존재는 국경을 넘어 달세계에 빠져 있던 미국인들까지 흥분시켰다. 잠깐 옆으로 새자면 시트콤 <프렌즈>의 피비(리사 쿠드로)가 난데없이 “난 자크 쿠스토를 사랑해”라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던 순간을 기억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고, 웨스 앤더슨의 영화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에서 지소 역을 맡았던 빌 머레이가 쓴 빨간 모자가 쿠스토의 모자를 차용했다는 사실을 아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이런 국가적 영웅의 일생을, 철없는 한 가장을 둘러싸고 그의 가족이 겪어나가는 드라마 형식으로 바꾼 <로디세>(L’Odyssée)가 지난 10월12일 프랑스 전역 525개 극장에서 동시 개봉해 첫주에 44만4363명, 둘쨋주에 79만323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전문가들은 이 리듬으로 흥행이 계속된다면 천만 관객을 훌쩍 넘기는 것도 가능하다고 예측하고 있다.

반면 자크 이브 쿠스토라는 인물이 원래 가지고 있는 유명세와 260억원에 육박하는 제작비, 람베르 윌슨(자크 쿠스토 역), 오드리 토투(시몬 쿠스토 역), <이브 생 로랑>(2014) 이후 프랑스영화계의 신성으로 떠오른 피에르 니네이(필립 쿠스토 역)를 위시한 화려한 캐스팅을 고려한다면 그다지 주목할 만한 성공은 아니라는 미지근한 평도 있다. 평가가 어찌 됐든 <로디세>를 향한 프랑스 관객의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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