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액션 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동하(김보성)의 필모그래피는 10년째 공백 상태다. 지독한 생활고로 삶의 의욕을 잃어가던 동하는 동창회에서 첫사랑 민정(반민정)을 만나고 새로운 감정에 휩싸인다. 동하는 민정과의 밀회에서 행복을 느낀다. 비슷한 시기에 그는 멜로영화의 단독 주연으로도 캐스팅된다. 동하는 이 영화를 통해 멋지게 재기할 생각이다. 하지만 민정이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평탄할 것만 같던 그의 인생 계획에도 차질이 생긴다.
배우 김보성이 액션 배우의 이미지를 벗고 도전하는 로맨스영화다. 주인공 동하의 사연과도 완벽히 겹친다. 하지만 평소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특유의 마초적 특성이 연기에 그대로 묻어난다. 난데없이 액션 신이 등장하는 것으로 볼 때 감독은 배우의 기존 이미지를 영화에 어느 정도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거친 태도나 말투는 진지한 대화 신에서 자주 집중을 흩트린다. 영화에는 동하를 비롯해 방황하는 중년 캐릭터가 다수 등장한다. 그중 여성 캐릭터를 그리는 시선은 전혀 섬세하지 못하다. 총 4명의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정보 전달 역할만 하는 캐릭터를 제외한 나머지 셋은 가정폭력에 시달리면서도 남편을 두둔하거나, 남편의 불륜을 알고도 모두 감내하고, 또 원하는 배역을 얻기 위해 감독에게 성적으로 접근하는 인물들이다. 그릇된 마초 감성과 촌스럽기까지 한 구시대적 로맨스는 어떤 공감으로도 이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