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그가 끊임없이 망설이게 된 이유 <잭 리처: 네버 고 백>
2016-11-30
글 : 장영엽 (편집장)

방랑하는 해결사, 잭 리처(톰 크루즈)가 돌아왔다. <잭 리처>의 속편인 <잭 리처: 네버 고 백>에서 그는 여전히 홀로 미국의 이곳저곳을 유랑 중이다. 하지만 2편의 잭 리처에게는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인연을 맺게 된 사람이 있다. 그가 과거에 근무했던 미 육군의 수잔 터너(코비 스멀더스) 소령이다. 전화로만 교류하던 수잔을 직접 만나기로 한 날, 잭 리처는 그녀가 스파이 혐의로 군사재판에 회부되었음을 알게 된다. 수잔이 누명을 썼다는 걸 직감한 잭 리처는 그녀의 혐의를 벗기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잭 리처: 네버 고 백>은 리 차일드의 범죄소설 <잭 리처> 시리즈의 18번째 작품 <네버 고 백>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사건을 해결하고 익명성 속으로 홀연히 자취를 감췄던 잭 리처의 내면을 보다 자세하게 들여다본다는 점이 원작 <네버 고 백>의 특징이었다. 영화 역시 원작의 방향성과 맥을 같이한다. 이번 작품에서 잭 리처는 끊임없이 망설인다. 그에게 사적으로 소중한 이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수잔 터너 소령과 함께 잭 리처와 개인적인 인연으로 얽혀 있는 것으로 보이는 10대 소녀 사만다(다니카 야로시)의 등장은 1편과는 사뭇 다른 잭 리처의 변화를 가능케 한 존재들이다.

등장인물들이 맺고 있는 관계에 주목하는 건 비단 원작의 영향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1편 감독 크리스토퍼 매쿼리가 제작자로 물러나고 2편의 연출자로 새롭게 합류한 에드워드 즈윅 감독은 <라스트 사무라이> <가을의 전설> 등을 통해 장대한 시대적 격랑 속에서 생성하고 소멸하는 인간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데 관심을 보여왔다. <잭 리처: 네버 고 백>은 이러한 에드워드 즈윅 특유의 스타일이 십분 반영된 범죄영화로 완성되었다. 작품의 스케일에 비해 액션 시퀀스가 좀 힘이 빠진다는 점, 1편에서 크리스토퍼 매쿼리가 선보였던 촘촘한 서스펜스와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점은 아쉽다. 하지만 감독에 따라 시리즈 영화의 특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 궁금했던 관객이라면 <잭 리처: 네버 고 백>은 그에 대한 흥미로운 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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