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시와 희곡을 사랑하던 문학청년의 이야기 <괴테>
2016-11-30
글 : 김수빈 (객원기자)

23살 청년 괴테(알렉산더 펠링)는 법학을 전공했지만 시와 희곡을 더 사랑하는 문학청년이다. 괴테가 글 쓰는 데만 빠져 있자 부친은 그를 작은 시골 마을의 법원으로 보낸다. 변호사로 견습 생활을 시작한 괴테는 강인하면서도 착한 심성을 가진 로테(미리엄 스테인)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명망 있는 가문 출신에다 변호사로도 성공한 괴테의 상사, 알베르트(모리츠 블라입트로이) 역시 로테를 마음에 두고 있던 차. 궁핍한 생활 속에서 가족을 부양하던 로테는 결국 알베르트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낙심한 괴테는 자신의 심정을 담은 편지를 로테에게 띄운다.

괴테의 자전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영화화했다. 연애소설의 고전답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묘미는 연인에 대한 마음이나 실연으로 인한 좌절감 등을 생생히 묘사한 데에 있다. <괴테>는 전형적인 줄거리를 충실히 따라가면서도 소설 속 절절한 묘사들을 배우들의 연기로 옮겨내는 데 공을 들인다. 영화 속 괴테는 대문호이자 정치가, 과학자로서의 위엄을 벗고 밝고 유쾌한 청년으로서의 면모가 부각된다. 하얀 눈밭에 자신을 낙제시킨 교수들에게 메시지를 새겨 그들을 골탕 먹이고, 밤새워 일하고서도 바깥 풍경에 매료돼 곧장 말을 타러 가는 낭만파 기질을 보여주는 장면 등이 흥미롭다. 괴테 역을 맡은 배우 알렉산더 펠링은 우울한 ‘베르테르’와 발랄한 청년 괴테의 극단을 촘촘하게 메운다. 낙관적인 결말을 통해 영화는 소설과 구별되는 뚜렷한 인상을 남긴다. 2010년 독일에서 제작된 영화로 한국에선 6년 만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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