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로베르토 듀란, 그의 황금기부터 슬럼프까지 <핸즈 오브 스톤>
2016-12-07
글 : 박소미 (영화평론가)

링 위의 복서는 매혹적인 영화 소재로 언제나 사랑받는다. <핸즈 오브 스톤>은 파나마 출신의 세계적인 복서 로베르토 듀란을 다룬 작품이다. 파나마의 슬럼가에서 태어난 로베르토(에드가르 라미레스)는 어렸을 때부터 학교 다닐 형편이 아니었다. 로베르토는 엄마와 동생들을 위해 일거리를 찾아다니던 중 동네 체육관 관장의 눈에 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문 트레이너 레이 아르셀(로버트 드니로)의 눈에도 띈다.

영화 초반에 로베르토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두 인물이 등장하는데, 한명은 레이고 다른 한명은 그가 첫눈에 반한 펠리시다드(아나 디 아르마스)다. 레이를 만난 뒤 로베르토는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 펠리시다드와의 관계도 깊어진다. 로베르토는 1972년 켄 뷰캐넌을 상대로 라이트급 챔피언이 된 뒤 슈거 레이 레너드(어셔)와 링 위에서 만난다.

조너선 자쿠보위즈 감독의 <핸즈 오브 스톤>은 로베르토 듀란 개인의 역사와 파나마의 근현대사를 교차하는 구조다. 로베르토의 어린 시절부터 그의 황금기와 슬럼프까지, 주요한 변곡점마다 파나마의 역사가 짧게나마 삽입된다. 그런데 로베르토를 중심으로 복서로서 그의 일대기 및 두 조력자 레이와 펠리시다드와의 관계며 파나마의 근현대사까지 모두 담는 데 치중하다보니 정작 영화의 화법이나 템포 조절은 미숙하고 성기다. 가령 슈거 레이와의 경기를 앞둔 로베르토의 불안과 중압감을 비추기 위해 마련된 시퀀스는, 이후 그의 행보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이어지는 스펙터클한 경기 장면을 위해 그저 빠르게 스치듯 지나갈 뿐이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