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제39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대상 수상작 <아브릴과 조작된 세계>
2016-12-14
글 : 이주현

1941년의 프랑스 파리. 수십년에 걸쳐 과학자들이 실종되면서 세계는 여전히 증기 시대에 머물러 있다. 10년 전 부모를 잃고 할아버지와 헤어진 아브릴(마리옹 코티야르)은 말하는 고양이 다윈과 함께 가족의 연구를 이어받아 불사의 에너지인 궁극의 물질 개발을 비밀리에 진행한다. 그러나 아브릴은 형사 피조니와 그의 하수인 청년 쥘리우스에게 꼬리를 밟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사이보그 쥐의 감시망에도 포착된다. 감시와 추격을 피하던 아브릴은 그 과정에서 선대의 실험 과정에서 변이가 일어나 특수한 능력을 얻게 된 도마뱀들과 그들이 조작한 세계의 실체를 보게 된다.

검은 매연과 쌍둥이 에펠탑으로 표현되는 파리의 낯선 풍경에서 알 수 있듯 <아브릴과 조작된 세계>는 스팀펑크(대체 역사물의 하위 장르로 증기기관 같은 과거의 기계가 발달한 가상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 스타일을 착실히 구현한 애니메이션이다. 공동감독 중 한명인 크리스티앙 데마르는 실제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오토모 가쓰히로의 <스팀보이>(2003) 등을 참고했다고 한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가져다놓는다 해도 전혀 이질감을 못 느낄 것 같은 걸어다니는 대저택이라든가 말하는 고양이며 20세기 초반의 비행기 모형 등 흥미로운 스팀펑크 장치들이 가득하다. 프랑스 그래픽노블 작가 자크 타르디의 그림에 <설국열차>(2013)의 원작자로 잘 알려진 뱅자맹 르그랑의 이야기가 원작이다. 제39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대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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