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보고]
[현지보고] 원작의 아이디어에 영화만의 매력 더한 <어쌔신 크리드> 기자 간담회
2016-12-16
글 : 손주연 (런던 통신원)

지난 10월13일 런던 중심가 본드 스트리트 인근에 위치한 클라리지스 호텔에서는, 2017년 1월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는 <어쌔신 크리드>의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두 남녀주인공인 마이클 파스빈더와 마리옹 코티야르, <맥베스>에 이어 두 사람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 저스틴 커젤 감독이 참석해 영화와 게임, 스턴트 액션이 많아 결코 쉽지 않았던 촬영 등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동명의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어쌔신 크리드>의 제작은 원작 게임의 개발사인 유비소프트가 맡았다. 유비소프트쪽이 <어쌔신 크리드>의 영화화 소식을 발표하며 밝혔던 대로, 영화의 전체적인 아이디어는 원작 게임과 유사하지만 전혀 다른 배경과 주인공이 등장한다. 일종의 스핀오프 시리즈인 셈. 마이클 파스빈더가 연기한 칼럼 린치는, 어려서 가족과 모든 것을 잃고 혼자 자라온 인물로, 게임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사형선고를 받고 집행을 기다리던 칼럼이 눈을 뜬 곳은 이름 모를 연구실이다. 여기서 그는 DNA에 숨겨진 조상들의 기억에 접근하게 해준다는 기계 ‘애니머스’를 통해 500여년의 시공간을 거슬러 자신의 조상 아귈라의 기억 속으로 들어간다. 결국 칼럼은 게임 <어쌔신 크리드> 1편의 주인공 데스몬드처럼 암살단의 혈통을 가지고 있었던 것. 과거로 간 그는 15세기 스페인에서 암살자이자 어쌔신팀의 일원이 되어 위험천만한 미션들을 완수해야 한다. 물론 악당은 과거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현실로 돌아온 그는 과거에서의 경험과 그곳에서 익힌 능력으로 현재의 악당들과도 싸워야 한다.

기자 간담회가 열린 10월13일은 영화 <어쌔신 크리드>의 북미 개봉일인 12월21일을 두달여 앞둔 상황이었지만, 영화 전체를 미리 감상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영화사가 제공한 30여분이 채 안 되는 편집 영상만으로도 기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맥베스>를 통해 시대물에 특별한 재능이 있음을 알린 저스틴 커젤은 이번 영화에서도 자신의 특기를 제대로 발휘했다. 그가 보여주는 중세 스페인은 매력 그 자체였으며, 원작 게임의 상징인 눈까지 내려오는 후드를 입고 손목에 히든 블레이드를 한 마이클 파스빈더, 38m에서 스터트맨이 직접 뛰어내리면서 만들어낸 ‘신뢰의 도약’ 장면,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다니는 고공 액션 신들은 게임 마니아들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날만큼은, 영화 <어쌔신 크리드>야말로 그간 게임을 원작으로 하면 성공하지 못한다는 영화계의 속설을 불식시킬 첫 작품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편집 영상에 대한 기자들의 이같은 열광적 평가 덕분에 이날 기자 간담회는 그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스노우타운>과 <맥베스>에 이어, 다시 한번 그의 이름을 빛낼 작품을 탄생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저스틴 커젤과의 이야기는 제한 시간이 지났다는 영화사쪽의 경고에도, 세번 정도 마지막 질문들을 받은 뒤에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사진제공 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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