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중요한 것은 능력의 여부가 아니라 능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의 문제 <눈의 여왕3: 눈과 불의 마법대결>
2017-01-04
글 : 김수빈 (객원기자)

눈의 여왕을 물리치고 세상을 구한 겔다(박지윤)와 카이(이재범) 남매는 사람들에게 무용담을 들려주며 지낸다. 겔다는 후대에 자신들의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카이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이들은 새로운 친구들을 사귄 자리에서 언성을 높여 싸우고 결국 갈라선다. 겔다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잃어버린 부모를 찾고 있다는 로렌(남도형)과 함께 길을 나선다. 겔다와 로렌은 어떤 소원이든 이뤄준다는 소원의 돌에 닿기 위해 금지된 구역에 발을 들인다.

안데르센의 동화에서 모티브를 딴 애니메이션 <눈의 여왕>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전편 <눈의 여왕: 트롤의 마법 거울>이 트롤 캐릭터 올름의 사연에 주목한 스핀오프 버전이었다면 이번엔 시리즈의 본류라고 할 수 있는 겔다와 카이 남매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영웅이 된 주인공들은 생계 문제로 고민하고, 유명세로 곤욕을 치른다. 성공한 모험담의 뒷이야기를 들추는 신선한 서두다. 소원을 이루겠다는 욕망 하나로 금기를 어긴 겔다와 로렌은 예상대로 저주에 걸린다. 이들에겐 눈의 여왕과 불의 마왕의 영혼이 들어서지만 악당들의 뛰어난 능력치만 옮겨온다. 저주가 오히려 축복처럼 여겨지던 차에 로렌은 과한 욕심으로 본래의 목적을 잃고 힘 자체에 눈이 멀어버린다. 결국 중요한 것은 능력의 여부가 아니라 능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의 문제임을 영화는 말한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눈의 여왕이 멀쩡히 살아 있었다거나, 모험의 한축을 담당했던 로렌이 가볍게 소비되는 것을 비롯해 이야기의 끝을 얼버무리는 건 시리즈의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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