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 드라마 <로망스>(2002)에서 선생으로 분한 김하늘이 제자인 관우(김재원)를 때리며 내뱉는 이 한마디는 사실 매우 애절하고 가슴 아픈 대사다. 서로를 그리지만 사제지간이기에 마음을 드러낼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을 압축한 것. 그러나 이 대사는 타고난 발랄함과 귀여움으로 무장한 배우의 독특한 매력과 섞여 희한한 유행어로 승화되어버렸다. 그 시절 김하늘에겐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의 철부지 과외교사가 훨씬 잘 맞는 옷이었다. “<로망스> 이후 마음껏 망가지는 재미를 알았다”던 김하늘은 장르에 관계없이 어쩌면 처음부터 여교사라는 역할에 잘 어울리는 배우였는지도 모른다.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찬찬히 쌓아온 내공은 <여교사>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폭발한다. 가히 대한민국 최고의 여교사 전문배우답다고 해야 할까.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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