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둔 루이(가스파르 울리엘)가 자신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12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는 어머니(나탈리 베이)와 어느덧 성인이 된 낯선 여동생 쉬잔(레아 세이두), 적의를 숨기지 않는 형 앙트완(뱅상 카셀)과 처음 보는 형수 카트린(마리옹 코티야르)이 있다. 루이를 둘러싼 가족들은 이런저런 말들을 쉴 새 없이 내뱉는데 그것은 환영 인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를 적대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도 않는다. 다른 가족의 변화를 눈치챈 앙트완은 동생에 대한 열등감과 원망이 뒤섞여 사사건건 비아냥대기 시작한다. 이는 곧 갈등으로 번지고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된다. 그러는 사이 루이는 자신이 원래 하려고 했던 말과 이곳에 온 목적에서 조금씩 멀어져 간다.
‘집이란 항구가 아니야.’ 루이가 집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이런 가사의 노래가 흐른다. 이 노래는 루이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인 동시에 관객에게 ‘귀향’에 관한 통념을 버려야 함을 일컫는 것으로도 들린다. 재회 시퀀스는 루이를 둘러싼 가족과 루이의 얼굴 하나하나를 타이트한 클로즈업으로 잡은 숏으로 점철되어 있다. 화면을 가득 메운 얼굴과 그 위를 스치는 알 듯 말 듯한 표정들의 연속된 배치는 쏟아지는 말들과 함께 관객의 숨을 조여온다. 프랑스 극작가 장 뤽 라가르스가 에이즈로 세상을 떠나기 5년 전 발표한 동명 희곡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만약 이 작품에서 자비에 돌란의 변화가 느껴진다면 그것은 감독이 세상을 떠난 극작가와 나눈 무언의 교감 때문이리라. 평단의 비판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제69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