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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터닝메카드 W: 블랙미러의 부활> 홍헌표 감독
2017-01-31
글 : 윤혜지
사진 : 최성열

전국의 어린이들을 두근거리게 만든 주문, “셋 업 메카드!”가 극장에서도 울려퍼질 예정이다. <터닝메카드> 시리즈의 첫 극장판 <터닝메카드 W: 블랙미러의 부활>이 개봉한다. 메카니멀 군단이 숙적 블랙미러의 부활에 맞서 지구의 운명을 놓고 최후의 대결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터닝메카드> TV시리즈는 2015년 2월부터 KBS2에서 첫 방영됐고, 공전의 히트를 친 뒤 뮤지컬 <터닝메카드-화이투스의 비밀>(2016)과 두 번째 TV시리즈 <터닝메카드 W>까지 만들어졌다. TV시리즈부터 극장판까지 쭉 연출을 맡고 있는 홍헌표 총감독을 만나기 위해 희원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을 방문했다.

-정치외교학을 공부했지만 미야자키 하야오를 동경해 일본으로 애니메이션 유학을 갔다고.

=어릴 때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았지만 그때만 해도 미술을 배우면 먹고살기 힘들다는 인식이 커서 아버지가 크게 반대하셨다. 그래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해 취직했는데 1년쯤 다니니 회의가 들었다. 어릴 때 <마징가Z> <미래소년 코난> 등을 보며 즐거워하던 기억을 떠올려 애니메이션쪽으로 전직을 마음먹고 일본으로 간 거다. 무작정 어학원부터 다녔다. 그때 나이가 29살이라 더 늦으면 안 될 것 같아 2년 코스를 1년만 공부하고 애니메이션 전문 학교인 도쿄커뮤니케이션아트(TCA)에 진학했다. 당시 선생님의 권유로 그룹타크에 입사 지원을 했는데 때마침 그 회사가 한국쪽 파트너사를 갖고 있던 곳이어서인지 채용이 됐다. 1년간 컴퓨터 촬영을 도맡았지만 내 꿈은 꾸준히 연출이었다. 외국인에겐 보이지 않는 벽이 있어서 작화 등 기술적인 일은 맡겨도 연출이나 구성을 맡기진 않더라. 운이 좋았는지 중간에 한 회차가 펑크날 뻔한 작품에서 내가 그 자리를 메우게 돼 연출도 경험할 수 있었다.

-<터닝메카드> 시리즈의 총감독은 어떤 과정으로 맡게 됐나.

=2005년에 귀국해 타크 소속으로 2, 3년쯤 더 일했다. 당시 희원엔터테인먼트에선 <장금이의 꿈> 일본 극장판을 만들던 중이었는데 그때 연출을 도운 인연으로 희원과 일본 NHK 엔터프라이즈가 공동제작한 <엘리먼트 헌터>의 한국 감독을 맡았다. 그 뒤 <최강! 탑플레이트>까지 연출하고 <터닝메카드> 시리즈의 총감독을 제안받았다. 손오공에서 간략한 세계관과 완구 기획을 가져왔고, 희원과 나는 그 기획을 52부작 TV시리즈로 만들었다. TV시리즈 애니메이션의 기본 사이클이 우리나라는 12부작 또는 26부작이고 일본은 더 짧기도 한데 52부작이라 사실 모험이었다.

-중심 스토리인 메카니멀과 블랙미러의 대결 외에 주인공 어린이들의 생활상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요즘 어린이들은 생각 이상으로 조숙해서 벌써 이성이나 집안 문제, 학업에 대한 고민들을 다들 갖고 있었다. 어린이들을 타깃으로 삼은 작품이지만 <터닝메카드>의 인물들이 이분적인 선악 구도가 아니라 각자의 이해와 당위를 갖고 움직이는 건 그런 모습을 반영한 설정이다. 나는 10살짜리 딸이 있고, 책임프로듀서인 김서호 대표도 초등학생 아들을 두고 있어서 피드백이 수시로 이뤄질 수 있었다. (웃음)

-이번 작품이 시리즈의 첫 극장판이라 더 의미가 있겠다.

=동료였던 적 없이 각자의 영역에서만 활동하던 테이머들이 블랙미러라는 절대적인 상대를 만나 서로 힘을 합치게 됐다는 점에 주목해주면 좋겠다. <터닝메카드> 버전의 ‘어벤져스’랄까. (웃음)

-앞으로의 계획은.

=사람을 울고 웃게 만드는 애니메이션을 연출하고 싶다는 꿈은 언제나 품고 있다. 일단은 <터닝메카드> 후속 시리즈 제작에 힘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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