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에도 유해진은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만큼 바빴다. 2002년 한해 동안 <공공의 적>(감독 강우석)의 칼잡이 용만, <라이터를 켜라>(감독 장항준)의 기차 승객 중 침착남, <해안선>(감독 김기덕)의 군과 마찰을 일으키는 남자, <광복절특사>(감독 김상진)의 끈질긴 짭새 등 무려 4편에 출연했다. 빡빡한 출연 일정임에도 그는 “정말 철두철미하게 준비”했다. 극단 목화 시절부터 “몸은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그는 “몸은 비논리잖아요. 근데 거짓말은 안 해요. 몸을 따르면 순리대로 가는 셈이지요. 제 연기가 몸으로 시작해서 몸으로 끝난다는 건 그런 뜻이에요.” 설 연휴 동안 많은 관객이 <공조>를 보면서 유해진의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도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그의 정직한 몸연기 덕분이리라. 어쩌면 그게 <공조>의 뒷심이나 지난해 <럭키>의 성공 비결인지도 모른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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