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모든 걸 잃었다고 생각한 바로 그 순간, 재훈(이병헌)은 한동안 떨어져 지내온 가족이 생각난다. 재훈은 아내 수진(공효진)과 아들이 있는 호주로 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재훈이 마주한 가족의 모습은 그가 상상한 가족의 모습이 아니다. 그는 가까이 갈 수 없어 멀찍이서 아내와 아들을 바라볼 뿐이다. 이주영 감독의 데뷔작 <싱글라이더>는 상실의 한가운데 서 있는 재훈의 시선을 통해 재훈의 가족을 지켜보고 재훈 그 자신을 다시 보게 하는 영화다. 이병헌과 공효진이 각각 재훈과 수진이 되었다. 두 배우가 차곡차곡 쌓아온 그들 각자의 연기 경험 속에서 두 인물은 어떻게 그려졌을까. 표정과 눈빛의 작은 차이로 세밀한 감정의 묘사에 누구보다 능함을 여러 차례 증명해온 이병헌의 재훈. 생활감을 넘어 살아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데 공력이 있는 공효진의 수진. 두 배우를 통해 미리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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