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해 보이지만 속정 깊은 남자의 전형이 된 정우. 드라마 <응답하라 1994>(2013)의 ‘쓰레기’로 연기 인생 2막을 연 후, <재심>의 돈도 백도 없지만 정의심으로 움직이는 변호사 준영에 이르기까지 ‘무심한 듯 껄렁해 보여도 강직하고 선한 인간애를 지닌’ 인물로 거듭났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그저 ‘껄렁했던’ 시절이 있었다. <품행제로>(2002)에서 단군파 조직원으로 등장해 준필(류승범)에게 칼을 꽂는 악역부터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의 불량한 동네 형, <짝패>(2006)의 싸움 좀 하는 고등학생 5인방의 리더, <스페어>(2008)의 친구 장기를 팔아먹는 양아치 길도까지, 그의 ‘껄렁함’은 역사가 길다. 사진은 정우가 첫 주연을 맡은 영화 <스페어>로 만나본 7년 전 모습. 앳된 얼굴과 당시 유행하던 ‘날티’나는 긴 구레나룻, 그리고 “어떤 캐릭터든 내가 거기에 다가가기보다 내 안에 데려와서 연기하고 싶다”던 패기 넘치는 성격이 인상적이다. 무명 세월을 꾸준한 걸음으로 통과해 멋진 반전을 보여줬듯이, 우리가 아직 보지 못한 정우의 또 다른 변신을 기다린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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