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보고]
[현지보고] <로건> 보이드 홀브룩 인터뷰
2017-02-17
글 : 양지현 (뉴욕 통신원)

-<울버린> 시리즈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미국 드라마 <나르코스> 시즌2 촬영이 거의 끝나가던 무렵 오디션을 봤다. 워낙 많은 배우들이 오디션을 봐서 별다른 기대는 없었다. 그저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3개월 후에 캐스팅이 됐다고 전화가 왔다. 완전히 잊고 있었는데 말이다. (웃음)

-도널드 피어스는 자신이 악당이라고 생각하는지.

=도널드는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서 최고라고 믿는다. 본인이 악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연쇄살인범이나 희대의 사기꾼들도 가만히 앉아서 자신이 한 일을 반성하지는 않을 것 같다. 자각 능력이 없다고 봐야지.

-혹시 코믹북을 좋아하는가.

=아니. 코믹북을 읽어본 적 없다. 이번 캐릭터를 위해서도 읽지 않았다. 시나리오가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시나리오를 수백번은 읽은 것 같다. (웃음) 지금까지 블록버스터영화를 다소 꺼렸는데, 이번 작품은 리얼리티에 바탕을 둬 좋았다. <로건> 같은 슈퍼히어로영화가 영화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휴 잭맨과 패트릭 스튜어트가 영화에 대해 조언을 해주던가.

=지금까지 하던 대로 열심히 노력하라고 하더라. 휴가 ‘오케이’를 해서 내가 캐스팅됐다는 걸 첫 만남에서 알게 됐다. 그래서인지 인정을 받았다는 뿌듯함이 생겼다고나 할까. (웃음) 휴가 처음 울버린 역을 맡았을 때 호주에서 연극 몇 작품을 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안다. 나도 연극 무대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래서 서로가 전혀 다른 커리어를 쌓고 있는 것 같아도 어떤 면에서는 그와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휴는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노력해서 얻었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고 있다. 패트릭과는 한 장면밖에 같이 하지 못해 아쉬웠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배우들이 그의 영화에 출연해 오스카상도 받고 그랬지 않나? 제임스의 말을 90%는 무조건 들었다. (웃음) 제임스는 정말로 스마트한 사람이고, 엄청난 유머 감각도 지녔다. 그래서 촬영장이 늘 즐거운 분위기였다. 그는 배우들에게 많은 것을 맡기는 편인데, 누구와 대화를 하든 모두를 동등하게 대우했다.

-과거 역할에 비해 이번 캐릭터는 작품의 규모나 성격이 다르다. 어려움은 없었나.

=특수효과는 마치 800파운드짜리 고릴라 같다. 카메라가 정해진 자리에 있지만 신경을 쓰지 않도록 노력하는 거지. 한쪽 팔이 기계로 작동되기 때문에 촬영 시 초록색의 긴 장갑을 껴야 했다.

-단편영화를 연출하고 집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특히 도움이 됐다면.

=그래서 능력 있는 감독과 작업하는 것을 좋아한다. 모두가 다른 스타일이 있지 않나. 하나의 스크립트를 가지고 감독마다 다른 작품으로 만드니까. 제임스한테 효율적인 작업 방식 등 많은 것을 배웠다. 연기는 많은 것을 상상력에 의존하게 되는데, 감독의 경우 카메라 프레임 안에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한다. 모든 것을 고려한 탄탄한 작업 방식이 기억에 남는다.

-작업할 수 있는 감독과 배우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겠다. 함께 작업하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제임스와 다시 작업하고 싶다. 데이비드 핀처와도 작업하고 싶고, 작업하고 싶은 외국 감독들도 많다. 물론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맞아야 하겠지만. 존 카사베츠가 생존해 있다면 꼭 함께 작업하고 싶었을 거다. 지나 롤랜즈와 더스틴 호프먼, 대니얼 데이 루이스, 폴 토머스 앤더슨 등등. 만약 폴 토머스 앤더슨과 작업할 수 있다면 바로 연기 생활을 그만둬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 (웃음)

-극중에서 금니를 하고 나오는데, 누구의 아이디어인가.

=모두가 같은 질문을 한다. (웃음) 물론 내 아이디어다. 무슨 역을 맡든지 간에 결국에는 내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그 캐릭터를 나만의 것으로 만들려고 늘 노력한다. 제임스는 내 의견에 오픈돼 있었는데, 콘택트렌즈를 끼는 것만은 “아니다”라고 반대하더라. (웃음)

-슈퍼파워를 가질 수 있다면 어떤 파워를 원하나.

=투명인간이다. 쉬고 싶을 때 마음대로 쉴 수 있게. 그리고 세계 최고의 스파이가 될 수도 있지 않나. (웃음)

사진제공 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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