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who are you] 소년은 자란다, 천천히 - <맨체스터 바이 더 씨> 루카스 헤지스
2017-02-17
글 : 이주현

<맨체스터 바이 더 씨>로 케이시 애플렉이 각종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쓰는 동안 루카스 헤지스 역시 신인상과 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하나둘 의미 있는 트로피를 챙겼다. 제22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와 제51회 전미비평가협회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루카스 헤지스는 제89회 오스카 시상식 남우조연상 후보에 생애 처음 이름을 올렸다. 케네스 로너건 감독의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형의 죽음으로 인해 조카 패트릭(루카스 헤지스)의 후견인이 된 리(케이시 애플렉)의 복잡한 마음을 따라가는 영화다. 16살 패트릭은 아버지의 죽음에 크게 상심한 티를 내지 않는다. 아이스하키팀 선수로, 밴드 멤버로 활동하는 패트릭은 두명의 여자친구 사이를 오가며 어떻게 하면 여자친구와 밤을 지샐 수 있을까 그 해답을 찾는 데 골몰하는 평범한 10대다. 동시에, 언 땅이 녹을 때까지 아버지의 시신을 냉동고에 보관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버지가 남긴 배 한척을 스스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쉬 납득하지 못하는 소년이다. 아프지 않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결국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을 들키고 마는 소년의 유리알 같은 마음을 루카스 헤지스는 투명하게 그려낸다.

루카스 헤지스는 소설 <길버트 그레이프>의 작가이자 <댄 인 러브>, <티모시 그린의 이상한 삶>(2012)를 연출한 영화감독 피터 헤지스의 아들이다. 부모님 덕에 어려서부터 영화현장에 자주 놀러갔다는 그는 <댄 인 러브>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영화에 데뷔한다. 이후 <문라이즈 킹덤> <아서 뉴먼> <제로법칙의 비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등에 출연했지만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기엔 할당된 역할이 작았다. “나는 자신감이 별로 없는 데다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 많은 편이다.” 어쩌면 그의 앞에는 스타로 성공할 수 있는 여러 지름길이 있었겠지만, 자신에 대한 의심이 그를 조금씩 천천히 성장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차기작은 배우 그레타 거윅의 감독 데뷔작 <레이디 버드>와 마틴 맥도나 감독의 <스리 빌보드 아웃사이드 에빙, 미주리>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를 통해 나를 더 사랑하게 됐다”는 이 배우의 다음이 기다려진다.

영화 2016 <맨체스터 바이 더 씨> 2014 <킬 더 메신저> 2014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2013 <제로법칙의 비밀> 2013 <레이버 데이> 2012 <문라이즈 킹덤> 2012 <아서 뉴먼> 2007 <댄 인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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