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도 <라라랜드> 열풍에 동참했다. 지난 2월12일, 오스카 시상식보다 약 2주 앞서 개최되는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라라랜드>가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음악상, 촬영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하며 올해 최다 수상을 기록했다. 1월에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7관왕 신기록을 세운 이후 영국 아카데미까지 접수한 <라라랜드>의 기세가 무섭다.
주목할 만한 수상 결과로는 흑인 여배우 중 최초로 오스카 후보에 3번째로 지명된 것으로 알려진 비올라 데이비스가 <펜스>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것. 그녀는 수상 소감에서 아버지의 죽음이 남긴 메시지라며 인권 운동의 슬로건을 인용해 “우리 삶도 소중하다”는 말을 남겨 박수를 받았다. 매년 화이트워싱 논란을 피해가지 못하는 오스카에서도 수상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남우조연상 부문도 경쟁이 팽팽했다. 오스카에서도 여러 부문 수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영화 <문라이트>의 마허샬라 알리를 제치고 <라이언>의 데브 파텔이 수상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 이후 약 8년 만에 영국 아카데미에 후보로 지명되어 수상까지 한 데브 파텔은 드라마 <스킨스>로 데뷔한 영국 출신의 배우다. 두 사람은 오스카 시상식에서도 같은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려 다시 한번 맞붙는다. <라이언>은 각색상도 가져갔는데 오스카에서는 해당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남녀주연상 부문은 <라라랜드>의 에마 스톤과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케이시 애플렉이 각각 수상해 오스카 수상 역시 더욱 유력해졌다. 에마 스톤은 수상 소감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좋은 경험을 안겨준 영화다. 국경을 넘어 많은 사람의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스카에는 없는 영국 작품상 부문은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가 수상했고 일반 투표로 결정되는 라이징 스타상은 <스파이더맨: 홈커밍>에 출연하는 톰 홀랜드가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