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감독 113명이 성폭력 예방교육을 듣고, 영화계 성폭력 문제 방지와 해결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지난 2월23일 열린 제5차 한국영화감독조합(이하 감독조합) 정기총회에서 이장호, 하명중, 정지영, 봉준호, 최동훈, 장철수, 김경묵, 김희정 등 감독 113명이 참석한 가운데, 감독조합은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의 성폭력 예방교육을 1시간가량 진행했다. 이미경 소장은 이준익 감독의 <소원>(2013)을 포함한 여러 영화를 예로 들며 성폭행 장면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감독의 주제의식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총회가 끝난 뒤에도 감독들은 영화현장 성폭력 문제 해결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촬영현장에서 성폭력 및 성차별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 방안도 활발하게 논의됐다고 한다. 여러 사정으로 총회에 참석하지 못한 감독들을 위해 이날 교육 내용이 조합 밴드(커뮤니티)에 공유되기도 했다. 또 성폭력방지위원회도 신설됐다. 김지후 감독조합 사무국장은 “여성영화인모임, 영화진흥위원회, 전국영화산업노조와 함께 성폭력방지위원회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성폭력 문제 재발을 방지할지 논의하고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성폭력방지위원회 운영 방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 감독조합 신임 대표단도 이날 정기총회에서 꾸려졌다. 봉준호 감독이 대표이고 류승완, 최동훈 감독이 부대표로 지난해에 이어 연임됐다. 지난해까지 부대표였던 정윤철, 변영주 감독이 임기 만료됐고 공석이 된 신임 부대표에는 강형철, 한지승 감독이 선출됐다. 김지후 사무국장은 “감독님들이 자신의 영화를 촬영하는 와중에도 시간을 내 조합 일에 참여할 만큼 적극적”이라며 신임 대표단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