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가씨>(2016)가 전세계 176개국에 판매되는 실적을 올리며 역대 한국영화 최다 해외 판매작으로 기록됐다. <부산행>(2016)은 156개국 판매로 그 뒤를 이었다. 두 작품의 해외시장 성공 뒤에는 기존 한국영화에 대한 해외의 변화된 인식을 엿볼 수 있다. 또한 해외세일즈사의 새로운 전략과 플랜이 뒷받침된 결과이기도 하다. <아가씨> 해외세일즈를 담당한 최윤희 CJ E&M 해외배급팀 팀장과 <부산행> 해외세일즈를 진행한 콘텐츠판다의 이정하 팀장에게 최근 한국영화의 해외세일즈의 동향에 대해 물었다.
“What is your NEXT <부산행>?” NEW의 해외배급 및 해외세일즈를 담당하는 콘텐츠판다의 이정하 팀장은 <부산행> 이후 해외 바이어들에게 듣는 질문 중 상당수가 “<부산행> 같은 작품이 또 없냐. 그런 작품을 찾는다. 언제든 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다”는 말이라고 전한다. <부산행>에는 이 영화를 기존 할리우드 좀비영화와는 다른 ‘한국형 좀비영화’로 인식하게 만드는 요소가 존재한다. 가령 할리우드에서 비슷한 소재로 좀비영화를 만들었을 경우, 할리우드 B급 좀비영화와 별 차이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부산행>은 여기서 더 나아간다. 바로 감정과 정서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결말 장치다. 부성애를 강조한 감동 코드는 때로 ‘신파극’으로 읽힐 수 있는 지점이지만 서구권에서는 쉽게 접하지 못한 신선한 전개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이같은 관심은 미국, 캐나다,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 대만, 인도네시아 등 전세계 156개국 판매, 250만달러(약 30억원 이상) 수익이라는 <부산행>의 세일즈 실적으로 연결됐다. 이처럼 최근 해외시장에서는 한국의 장르영화가 지닌 특유의 강한 드라마가 오히려 신선하게 읽히고 있는 분위기다. 액션, 공포라는 장르적인 기본기에 한국적 드라마의 결합이 ‘한국형 장르물’로 인식되는 셈이다. 이정하 팀장은 “<부산행>을 통해 장르적인 성격을 가지면서도 드라마적인 요소를 겸비한 영화가 어떤 것인지, 하나의 예가 생겼다. 바이어들이 그런 영화를 아쉬워하고 찾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라고 말한다.
<부산행>에 이은 콘텐츠판다의 <판도라> 역시, 해외 세일즈에서 부각된 요소 중 하나가 <부산행>의 부성애와 비슷하게 인식되는 ‘가족애’다. 방사능 피폭이라는 액션 장르영화의 설정에 더해 <판도라>가 가진 강점은 가족애 코드의 결말이 만드는 눈물샘 자극이다. 지난해 12월 마카오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을 때, 영화가 끝나고도 눈물을 흘리며 자리를 뜨지 못하는 현지 관객이 적지 않았다. 가족을 위해 피폭에 자신의 몸을 맡기는 주인공 재혁(김남길)의 결정은, 재혁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히어로’와는 또 다른, 희생정신을 가진 인물로 받아들이게 했고, <판도라>가 기존 할리우드 재난액션영화와 차별화되는 지점으로 작용했다. 3월17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0개국에 독점 제공되는 <판도라>는 넷플릭스가 한국의 메인 배급사의 작품에 대해 글로벌 판권을 사전 구매해 전세계 배급을 결정한 첫 케이스다. <판도라>에 대한 넷플릭스의 배급 제안은 이미 <부산행> 때부터 있었지만 당시는 계약금이나 조건 자체가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부산행>의 전세계 흥행 성공 이후, <판도라>에 대한 넷플릭스의 제안가나 조건이 상향 조정된 건 확실하다. 세일즈가만 하더라도 족히 배 이상의 제안이 이루어질 정도로 상황이 달라졌다.
북미, 인도네시아 등의 직배와 인도, 중동, 필리핀, 몽골 등 42개국에 판매하며 최근 좋은 실적을 거둔 CJ E&M의 <공조> 역시 한국적인 액션물의 강점을 보여준 또 다른 사례다. 해외시장에서 <공조>에 대한 1차적 관심은 물론 ‘배우 현빈의 인지도’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공조>에 대한 관심이 극대화된 데는 드라마적인 부분에 대한 흥미와 호응도 적지 않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지금 한국영화에 대한 해외시장의 변화된 인식이 엿보인다. 최윤희 CJ E&M 해외배급팀 팀장은 “지금은 해외 바이어들 사이에서 한국영화 자체프로덕션 퀄리티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었다. 현빈의 스타성이 먼저 판매로 이어지는 길을 열어주었고, 거기에 더해 <공조>의 중요한 셀링 포인트 중 하나인 액션영화로서의 재미도 또 하나의 강점으로 인식되었다. 전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남북한 상황을 장르적으로 풀어냈다는 점이 상당한 차별점으로 받아들여졌다. 남북한 형사가 공조수사를 통해 펼치는 형제애 역시 주효했다. 특히 아시아권에서 이같은 정서가 관객에게 친근하고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작품 자체가 지닌 힘을 내세워야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며 화제를 모은 <아가씨>는 전세계 176개국 해외 판매라는 실적을 올렸고, 한국영화 역대 최다 국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는 <설국열차>(2013)의 167개국 판매라는 기존 기록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아가씨>는 칸필름마켓에서 55개국에 판매되는 성과를 올린 데 앞서 2월 유러피언필름마켓(EFM)과 3월 홍콩필름마트 등에서 이미 120개국에 선판매됐다. 지난해 6월1일 한국에서 개봉한 <아가씨>는 곧바로 24일 대만 개봉, 10월5일 프랑스 개봉에 이어 호주, 러시아, 홍콩, 뉴질랜드 등에서 개봉을 이어나갔다. <아가씨>의 해외 판매가 가지는 중요한 의미는 단순히 숫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기존 작품들의 경우 판매국가수가 많더라도 아시아 중심의 선판매였다면, <아가씨>는 미국, 유럽, 남미 등 전세계를 아우르며 관심을 얻고 판매가 성사됐다. 최윤희 팀장은 “박찬욱 감독이 가진 브랜드 인지도는 해외에서 이미 형성되어 있다. 이름만으로도 이미 ‘관심’ 단계까지는 끌어올려져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구매까지 이어지려면 감독 타이틀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라며 “<아가씨>가 가진 작품 자체의 힘이 폭발적이었고 이를 최대한 부각시키는 데 총력을 펼쳤다”고 말한다. 박찬욱이라는 ‘작가 감독’이 아트하우스 시장에서 가진 위상을 부각시키는 한편, 칸국제영화제에서 쏟아진 <아가씨>에 대한 평론가들의 호평을 어떻게 어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을 세웠다. “전세계 아트하우스 시장에서 <아가씨>의 미장센, 스릴러가 가미된 장르, 전복적인 레즈비언 코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작품이 가진 강점을 보여주는 데 최대한 주력했다. 영화 속 동성애 이슈뿐만 아니라 동양적인 색채가 가지는 독특함 등을 강조함으로써 이 작품이 평론가들이 호평하는 영화라는 인식을 확실히 가져가려 했다. 이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구매로까지 이어졌다.”
국제영화제에서 붐업을 활용한 또 하나의 예가 바로 다시 <부산행>이다. 이 경우는 ‘칸 후광’을 애초부터 전략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해외시장 판로의 새로운 틀을 제공해준다. 2015년 8월 중순 크랭크업한 <부산행>은 국내 개봉을 근 1년 후인 2016년 7월20일에 진행했다. ‘여름 극장가’를 타깃으로 한 국내 개봉 전략에만 그치지 않는, 해외시장을 염두에 둔 더 큰 그림을 생각한 릴리즈 전략이었다.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의 초청과 상영 후 현지의 호평이 국내 1156만명의 관객 동원과 해외시장의 성공적 진출의 첫 신호탄이었다. 특히 2012년 <돼지의 왕>(2011)이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었지만, <부산행>은 작품성을 겸비한 장르영화라는 인식을 더 강하게 심어주기 위해 스릴러, 공포, 액션 등의 작품을 선정하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 초청에 총력을 기울였고, 결국 그 지점을 충분히 활용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첫 상영 후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의 “역대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중 최고의 영화”라는 호평이 마케팅에 호재로 작용한 건 두말할 것도 없다.
시기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앞서 해외세일즈의 경험에서 아쉬운 부분을 반영한 선택이었다. 해외 선판매를 하려고 할 때 걸림돌 중 하나가 국내 개봉 시기에 일정을 맞추다보니 작품 선재물이 준비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면, <부산행>은 이미 완성된 작품을 가지고 판매를 시작했고, 이것이 세일즈에 좋은 요소로 작용했다. 이정하 팀장은 “5월에 영화가 완성된 상태에서 7월20일 국내 개봉을 하니 해외 배급사들도 동시개봉을 하는 데 준비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국내 IPTV 릴리즈 전에 진행하다보니 불법 유출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영화제에서 거둔 호평이 바로 세일즈 실적과 직결돼, 지난해 말까지 25여개국에서 개봉한 <부산행>은 4600만달러의 수익을 거두었다.
NEXT <부산행>은?
콘텐츠판다는 최근 <판도라>에 이어 <루시드 드림>(2016)의 190개국 독점 배급 계약을 넷플릭스와 체결했다. 3월13일 열리는 홍콩필름마트를 통해 올여름 주력작품인 <장산범> <악녀> 등의 오피셜 론칭도 시작된다. 특히 지난해 <부산행>이 칸 출품을 위해 움직였던 것도 이맘때인 만큼 <부산행>의 사례를 다시 어떻게 활용할지 기대가 되는 시점이다. 이정하 팀장은 “결국 영화가 국내나 해외 모두에서 윈윈할 수 있는 방식이 뭘까를 고려하게 된다. 계약조건도, 판매금액도 모두 고려 대상이다. 영화마다 효과적인 방식이 따로 있다. 극장이나 넷플릭스 하나를 고집하기보다 가 장 좋은 방식으로 그때그때 고민을 하고 판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CJ E&M에서 주력하고 있는 작품 중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 판매는 해외세일즈에 있어서도 기록을 경신할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류승완 감독의 경우 <짝패>(2006), <베를린>(2013), <베테랑>(2015) 같은 전작을 통해 ‘한국의 액션감독’ 으로 해외시장에 충분히 인지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의 차기작 역시 큰 기대를 모은다. 최윤희 팀장은 “아시아시장에서 이미 캐스팅에 대한 기대가 강하게 형성되었을뿐더러 액션영화 전문 감독이 큰 스케일의 전쟁 역사물을 연출한다는 데 대한 관심도 상당히 높다”고 말한다. 역사를 소재로 한 시대극의 경우, 한국적 상황에 국한되어 주로 한인 동포들 위주의 수출이 이루어졌던 것이 관례였다면 <군함도>의 과제는 보다 보편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지점을 발견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부산행>과 <아가씨>, 두 작품의 기록할 만한 해외세일즈 성과가 향후 한국영화의 해외 진출에 어떤 작용을 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처음부터 칸국제영화제를 노렸다”
<부산행>과 <판도라> 해외세일즈 진행한 이정하 콘텐츠판다 팀장
-칸국제영화제 초청이 <부산행> 성공의 초석이 되었다. 해외세일즈 플랜에 칸국제영화제 초청이 중요한 요소였다고.
=모든 게 영화제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행> 해외세일즈 계획에 처음부터 칸국제영화제 상영을 염두에 두었다. 어떤 섹션에 부합할까를 놓고 고민했을 때 무조건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이라는 판단이 섰다. 일반적으로 우편 발송하는 것과 달리 이번엔 직접 파리로 가 부집행위원장인 크리스티앙 주앙을 만나서 DCP(디지털로 제작된 상영용 영화 파일)를 전달했다. 무모한 도전이기도 하지만 대면을 함으로써 좀더 어필할 수 있었다고 본다. <부산행>이 단순히 블록버스터 장르영화의 외형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극한의 상황에 몰렸을 때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주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제영화제에서의 이슈가 해외세일즈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사실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되었다고 해서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한다. 초청이 확정된 이후 해외 메이저 스튜디오까지 모두 연락해 구매의사를 떠봤지만 관심이 없더라. ‘한국 좀비 호러물이 흥행이 될까’ 이런 의구심이 컸다. 그런데 다들 미더워하지 않던 작품이 운 좋게도 영화제 첫주 금요일에 상영되고, 극장에서 호응을 얻으면서 영화제 기간 내내 화제에 올랐다. 그날 밤부터는 바이어들에게서 계속 문자가 오더라. ‘<부산행> 나한테 넘겨라.’ (웃음) 미드나이트 섹션에서의 버즈가 자연스럽게 전세계 프리세일즈로 진행된 케이스였다. 넷플릭스,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 등도 한국영화 평균 판매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월드와이드 판권을 사려고 연락을 해왔다. 하지만 거대 회사의 라인업 중 하나가 되는 것보다 현지의 인디 레벨 배급사와 관계를 형성하는 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을 거라 판단했다.
-차기작인 <판도라>는 넷플릭스 독점으로 진행했다. 어떤 판단에서였나.
=<부산행> 바로 다음 작품이라 그 분위기를 이어나가서 좋은 딜을 할 수 있는 만큼 해외 배급사들도 아쉬워한 부분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배급이 가지는 장점도 분명 있다. 한국에서 처음 시도된다는 점도 관심을 크게 모았다. 물론 극장 상영을 하지 못하고 넷플릭스를 통해 상영한다는 건 단점이긴 하지만 넷플릭스가 보유한 190개국에 한번에 좋은 판매가로 릴리즈할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본다.
-<부산행>의 해외세일즈의 성과 이후 마켓에서 체감하는 변화가 있다면.
=앞서 한국영화, 한류영화의 구매 패턴을 보면 어떤 배우가 출연하느냐에 집중해 있다. 소재나 퀄리티보다 배우의 스타성이 구매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부산행> 이후에는 그 시선이 좀 약해졌다고 할까. 한국영화 자체에 대한 관심과 인정이 조금 높아지지 않았나 싶다. 해외세일즈 담당자들을 만나면 확실히 최근 ‘한국영화의 인지도가 올라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그럴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선판매와 국가별•영화별 셀링 포인트가 핵심”
<공조>와 <아가씨> 담당한 최윤희 CJ E&M 해외세일즈 팀장
-<공조>의 해외세일즈 포인트는 무엇이었나.
=해외시장에서 한국영화는 프로덕션 퀄리티가 높은 영화로 인정된다. 같은 액션영화라 하더라도 한국영화를 더 선호하는 추세다. <공조>는 액션 장르의 강점을 바탕으로, 남북한 상황을 흥미롭게 풀어냈다는 점, 그리고 북한 형사를 보다 더 ‘멋있는’ 캐릭터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신선한 평가를 얻었다. 아무래도 언어에서 오는 디테일한 장벽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자막 번역의 세부적인 완성도를 더 높이려고 노력중이다.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이라는 브랜드, ‘칸 후광’의 강점이 컸지만 반대로 레즈비언 코드라는 대중적 취약점도 존재했다.
=세일즈를 할 때도 심의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가장 힘들었다. 아시아, 중동 지역 중 동성애 코드에 보수적인 국가들이 있다. 바이어들은 이들 영화에 욕심을 내지만 현지 상영이 불가능하니 포기해야 했는데, 그 지점이 아쉽다.
-최근 해외세일즈를 하는 데에 세부 방안이나 원칙들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일단은 선판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국에서 개봉하고 IPTV 개봉을 하면 불법 유포의 피해가 너무 크다. 이제는 최대한 동시개봉을 하는 방향으로 한다. 그래야 현지 배급사 수익도 극대화될 수 있다. 또 하나는 영화별, 국가별 셀링 포인트가 다른 만큼 각각의 대처 방안을 가지고 접근한다. 배우, 감독 등의 인지도가 1차적 접근이지만 알려진 감독이 아니더라도 전작이 어느 정도 성과가 있다면 그 부분을 부각할 수도 있다. 최대한 그 특성에 맞는 사전 마케팅이 필요하다. 또 판매 후에도 현지에서 흥행이 되어야 실적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 판매 후에도 수입국이 원하는 조건을 맞춰주려고 한다. 개봉 후 국가별로 배우 프로모션을 지원해준다거나, 액션에 방점이 있다면 제작기 영상 같은 부가적인 영상들을 지원해준다.
-사드 배치로 중국 내 해외세일즈에 미치는 영향도 우려된다.
=영화업계 사람들끼리는 정치적으로 대립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공통된 정서다. 중국이 아무래도 공산국가의 성향이 남아 있어서 정부의 눈치를 크게 본다. 중국 배급사들도 지금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이런 분위기가 해결될 거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하며, 기다리는 것밖에 지금으로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가 없다.
-한국영화가 현재 시점에서 해외마켓에서 통용되는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일본은 스케일이 큰 영화도 있지만 대부분 소소한 드라마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반면, 한국은 최근 스케일이 큰 장르영화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프로덕션 퀄리티가 높은 편인데, 어느 한편이 그렇다기보다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되었다고 본다. 따라서 한국영화에 대한 해외세일즈사들의 기대가 높다. 이제 ‘한국영화는 일정 정도는 된다’는 인식이 공고해졌다. 여기서 그치지 말고 더 나아가 감독들의 색깔이 드러나는 영화가 좀더 보강된다면 해외시장에서도 한국영화를 장르별, 감독별, 수상작가별 등의 카테고리로 나눠 지속적으로 챙겨보는 팬층이 늘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