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감독 스티븐 개건, 2016)는 희대의 광산 사기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실화는 주말 프로그램 <신비한TV 서프라이즈>가 따로 다뤄도 될 만큼 흥미진진하다. 영화 보기 전에 미리 알고 보면 재미가 배가 될 정보 세 가지를 소개한다.
브렉스(BRE-X) 스캔들
1993년 브렉스의 데이비드 월시 회장은 인도네시아 칼리만탄(보루네오) 섬 동북부 밀림 지역인 부상에 많은 금이 매장되어 있으니 금광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질학자 존 펠더호프의 조언을 실행한다. 브렉스는 캐나다 캘거리시에 위치한 소규모 광산 회사다. 1995년 브렉스는 이 지역에 3천만 온스 매장 규모의 금광을 발견했다고 알린다. 발표할 때마다 불어나던 매장량은 1996년 5월 2억 온스, 시가로 700억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광맥으로 치솟는다. 이 소식을 들은 투자자들은 브렉스에 몰려들었고, 캐나다 증권거래소는 이 소식에 대한 검증 없이 브렉스를 우량주만 편입되는 TSE300에 포함시켰다. 덕분에 브렉스의 주가는 주당 최대 200달러까지 치솟았다. 수년간 이어졌던 주가 상승은 1997년 5월2일 미국의 광산 컨설턴트 스트라턴 미네랄 서비스사가 충격적인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사기극으로 밝혀진다. 한편 데이비드 월시 회장을 포함한 회사 경영진은 주식이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을 때 소유 주식을 모두 팔아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일확천금을 노렸던 4인
브렉스 미스터리에는 일확천금을 노렸던 4인이 개입됐다고 한다. 일단 영화의 주인공 케니 웰스(매튜 매커너헤이)의 실존 인물인 데이비드 월시. 브렉스 회장인 그는 1993년까지만 해도 카드빚 1만달러를 지고 있던 빈털터리였다. 자신의 아들 이름인 ‘브렛’(Brett)과 ‘탐사’(Exploration)의 뜻을 합쳐 ‘브렉스’라는 이름의 회사를 차려 주머니에 남은 7800달러를 들고 노다지가 있는 인도네시아로 향했다. 브렉스 부회장이자 광산 전문 지질학자인 존 펠더호프는 동남아시아 광산 산업쪽에서 유명한 인사다. 부상 금맥 개발의 책임자였던 그는 자사의 광맥을 두고 “20세기 최대의 금맥 발견”이라고 부풀렸던 일등 공신. 모하메드 봅 하산은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장남과 장녀를 제치고 브렉스 주식의 30%를 무상으로 받아낸 목재 재벌. 나머지 한명은 필리핀 출신인 미셸 드 구스만 박사. 브렉스 수석 엔지니어였던 그는 존 펠더호프와 함께 광석 견본 채취와 실험을 책임졌다. 10년 동안 보루네오 섬의 밀림을 헤맨 광산 산업의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아마도 미셸 드 구스만과 존 펠더호프를 재창조해 영화 속 마이크(에드가르 라미레스)를 창조하지 않았을까 싶다.
미셸 드 구스만의 미스터리한 죽음
브렉스 스캔들이 사기극으로 밝혀지게 된 건 미셸 드 구스만 박사가 사망하면서다. 그가 사망한 1997년, 미국 광업 회사 프리포트 맥모란은 “브렉스 광산에 충분한 금이 매장되어 있지 않다”라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미셸 드 구스만 박사가 헬리콥터를 타고 프리포트 맥모란 관계자를 만나러 가는 길에 추락사를 당한 것이다. 자살로 판명됐지만 그의 죽음엔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았다. 시신은 사고가 난 나흘 뒤 정글에서 발견됐는데, 팔과 다리는 사라졌고, 성기는 제거된 채였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엄지손가락의 지문과 어금니 DNA 분석을 통해 시신의 주인공이 미셸 드 구스만임을 추정했을 뿐 신원을 확실하게 규명하지는 못했다. 흥미로운 건 브렉스 스캔들이 발생한 지 10년이 지난 2005년, 미셸 드 구스만이 인도네시아인 아내에게 2만5천달러를 송금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정말 죽었을까, 아니면 신원을 감춘 채 숨어살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