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예상했던 모든 게 뒤집힌다 <프리즌>
2017-03-22
글 : 김현수

예상했던 모든 게 뒤집힌다. 출연배우가 온통 남자뿐인 데다가 심지어 교도소에서 대부분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영화, <프리즌>은 기존의 많은 교도소 소재 영화 관습을 하나씩 뒤집고 무너뜨리면서 재미를 찾아가는 범죄액션영화를 표방한다. 인물들이 교도소를 탈옥하려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교도소 안으로 향하는 방향 전환이 영화의 중요한 컨셉이다.

검거율 100%를 자랑하던 전직 경찰 유건(김래원)은 한순간에 ‘빵쟁이’로 전락해 교도소에 수감된다. 입소 첫날부터 사사건건 수감자들과 분란을 만드는 유건 앞에 교도소의 실세인 장기 모범수 익호(한석규)가 나타나 제압한다. 익호는 혈기왕성한 유건을 자기 밑에 두고 완전 범죄 조직원으로 이용할 계획을 꾸미고, 덕분에 유건은 의문의 범죄를 양산하는 교도소의 실체를 알아간다. 유건 때문에 검거된 조폭 출신 창길(신성록)파가 호시탐탐 유건의 목숨을 노리는 와중에 익호는 유건을 앞세워 나라를 들썩이게 만드는 의문의 범죄사건을 계획하고 실행하며 어마어마한 수익과 세를 불려나간다.

시나리오작가 출신 나현 감독의 데뷔작 <프리즌>은 여러 범죄영화 장르의 관습을 뒤집는 신선한 시도로 영화 전체를 꽉 채웠다.

교도소 내 권력 구조를 잠식해가는 유건의 모습이 중심인 영화의 초반부는 <대부>식 성장담에 코미디가 섞였고, 익호의 비호 아래 각종 범죄에 입문하는 유건의 모습을 보여주는 중반부에는 최고의 범죄 기술자들이 작전을 펼치는 케이퍼 무비식 잔재미가 덧붙는다. 장르 뒤집기의 화룡점정은 후반부의 엄청난 반전을 겸비한 맨주먹 액션 시퀀스이다. 감정의 완급 조절 없이 질주하듯 묘사되는 액션이 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익호라는 희대의 악당 연기를 위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았던 말투를 바꿔 말하는 배우 한석규의 노련미가 영화의 장르 비틀기를 돋보이게 한다. 익호의 노련하고 능글맞은 카리스마에 맞서는 유건을 연기하는 김래원은 자신의 전작을 통틀어 가장 많은 욕설과 액션 연기를 선보이는 투혼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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