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문화권간의 갈등을 포용하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나의 딸, 나의 누나>
2017-03-22
글 : 이예지

마을의 카우보이 축제날, 소녀 켈리가 갑작스럽게 사라진다. 아버지 알랭(프랑수아 다미앙)과 남동생 키드(피네건 올드필드)는 딸이자 누이인 그를 찾아 나서지만, 곧 켈리가 모슬렘 남자친구와 함께 자발적으로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알랭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시리아 등지를 떠돌며 딸을 찾아 헤매고, 그가 실패하자 그 일은 키드에게 넘어온다. 키드는 누나의 남편을 찾지만 그를 우발적으로 죽이게 되고, 누이를 찾는 여정도 길어진다.

존 포드의 <수색자>(1957)를 떠오르게 하는 작품이다. 이든(존 웨인)이 인디언에게 잡혀간 조카를 찾아갔다면 알랭은 모슬렘을 자발적으로 따라간 딸을 찾아나선다. <나의 딸, 나의 누나>는 9·11 테러 장면 등 IS의 테러 장면들도 보여주지만 모슬렘을 적대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켈리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모슬렘을 선택하고, 알랭의 과업을 받은 키드는 누구 편이냐는 물음에 나는 “누구의 편도 아니”라고 대답하며, 자신이 죽인 모슬렘의 아내를 프랑스로 데려와 보살핀다. 현재 프랑스 내에도 빈번한 문화권간의 갈등을 포용하려는 시도가 읽히지만, 타 문화권의 남편을 살해하고 자신이 새로운 남편이 되는 제국주의적 장치를 타 문화간의 융합의 메타포로 삼은 점은 아쉽다.

느린 호흡으로 두 남자를 따라가던 영화가 후반부에 드라마틱하게 극화되면서 전반의 리얼리즘적인 톤과 충돌하는 것도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다. <디판>(2015), <러스트 앤 본>(2012)의 각본을 쓴 토마스 비더게인의 감독 데뷔작으로 68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됐고 다르덴 형제가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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