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스스로의 존재를 찾기 위한, 그리고 세계를 구하기 위한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2017-04-05
글 : 김현수

인공지능 로봇을 신체에 접목해 삶을 연장시키는 사이버 기술이 발달한 근미래, 국내외 특수범죄를 관장하는 부대 ‘섹션9’ 소속 요원 메이저(스칼렛 요한슨)는 사고로 뇌만 살아남았지만 인공지능 과학자 오우레 박사(줄리엣 비노쉬)의 도움으로 로봇 신체를 얻게 된다. 외형은 영락없는 인간이지만 메이저는 스스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와 소속 부대원은 첨단 사이버 기술을 보유한 인공지능 전문 기업 ‘한카 로보틱스’를 상대로 한 테러 범죄 사건을 수사하면서 ‘쿠제’라 불리는 전대미문의 테러리스트의 정체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은 일본 만화가 시로 마사무네의 원작 만화와 이를 바탕으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연출한 TV애니메이션 시리즈 등을 실사화한 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의 각색 방향을 리메이크와 리부트 중 무엇으로 봐야 할지가 애매하다. 간단한 줄거리만 들어서는 원작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팬이라도 결말을 예측하기 어렵다. 원작 만화책과 여러 편의 극장판, TV판에 등장했던 몇몇 에피소드의 액션 구성, 인물 설정 등에 전혀 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얹혀서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번 실사판에서는 광활한 정보의 ‘네트’가 중심인 미래 사회에서 개인이 봉착하는 다양한 철학적 문제, 정부의 음모에서 비롯된 각종 범죄와 비리를 수사하는 조직 ‘공안9과’의 팀플레이가 전해주는 재미를 찾아보기 어렵다. 제작 단계 때부터 화이트워싱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주연 메이저 역의 스칼렛 요한슨만이 인간도 로봇도 아닌 묘한 감정 연기와 화려한 액션 연기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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