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소년들의 멈출 수 없는 행진 <랜드 오브 마인>
2017-04-05
글 : 이주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덴마크군은 독일군이 덴마크 서해안에 매설한 220만개의 지뢰 해체 작업에 독일 포로병들을 투입한다. 포로의 대부분은 소년병이었다. 지뢰 해체 작업 관리를 맡은 덴마크군 칼 라스무센(로랜드 몰러)은 세바스티안(루이스 호프만), 헬무트(조엘 바스만) 등 10명의 독일 소년병들에게 해변가의 지뢰를 모두 제거하면 석달 안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얘기한다. 소년들은 그 하나의 희망을 붙잡고 지뢰 해체 작업을 수행해간다. 하지만 음식조차 제대로 조달되지 않는 상황에서 소년들은 배고픔과 죽음에 대한 상시적 공포와 마주한다. 한편 증오심과 적대심으로 소년들을 대했던 칼 라스무센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에게 동료애와 연민을 갖게 되고, 부대에서 식량을 빼돌려 소년병들에게 나눠주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 모습을 덴마크 육군 중위 에베(미켈 폴스라르)가 지켜본다.

소년병들의 지뢰 해체 작업은 그 자체로 영화의 긴장을 조성하는 장치가 된다. 소년병들이 한명씩 콘크리트 창고에 들어가 지뢰 해체 연습을 하고 나오는 초반 시퀀스부터 관객은 언젠가 이 지뢰가 터지고 말 거라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폭발의 순간을 기다리게 된다. 카메라는 소년병들의 긴장된 손과 얼굴을 담을 뿐이지만 고요한 순간이 쌓이고 쌓여 생성된 서스펜스는 상당한 폭발력을 지닌다. 또한 이 영화는 적과 아군을 손쉽게 나눠버리는 전쟁영화의 이분법적 사고를 거부한다. 국가의 죄가 자신의 원죄가 되어 사선에 내몰려야 했던 독일 소년들과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아야 했던 덴마크 군인의 이야기는 전쟁이 말살한 인간성에 대해 생각하게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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