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가족과 휘파람 서커스단을 지키기 위해 <슈퍼 버드>
2017-04-05
글 : 김수빈 (객원기자)

꼬마 앵무새 맥스(리코 로드리게스)는 슈퍼히어로를 꿈꾼다. TV 속 슈퍼히어로들 중에서도 ‘슈퍼 버드’가 그의 우상이다. 가업인 서커스엔 통 관심이 없다. 그에게 서커스란 지루하고 경쟁력 없는 옛날 문물일 뿐이다. 어느 날 서커스단에 아버지 캐슬(에드워드 제임스 올모스)의 옛 라이벌 스톤(치치 마린)이 쳐들어온다. 수십년 전, 수련생이었던 스톤은 캐슬과의 대결에 져서 서커스단을 떠났다. 스톤은 캐슬이 스승에게 물려받은 망토를 차지하고 서커스단을 아예 해체시킬 작정이다. 그들은 또 한번 서커스 대결로 실력자를 가리기로 한다. 하지만 스톤의 반칙으로 서커스단 식구들이 위기에 처하자 맥스는 슈퍼 버드를 찾아 도움을 청하기로 한다.

맥스의 아버지, 캐슬 캐릭터는 전통을 중시하는 기성세대를 상징한다. 그는 최신 기술을 선보이는 라이벌에 맞서 기본기로 승부해 서커스단을 이어받은 터라 자신의 경험에 따라 전통을 지키는 데 공을 들인다. 반면 맥스는 최신 문물을 빠르게 흡수해나가는 젊은 세대를 대표한다. 서로 다른 가치관으로 갈등하던 부자는 비이성적인 악당의 침략에 맞서 힘을 모아 위기를 돌파하고자 한다. 하지만 영화는 엉뚱하게도 맥스의 미국 여행기를 그리는 데 초점을 둔다. 그 과정에서 온갖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이들은 주인공과 어떤 교감도 없이 정신없는 소동만 일으킨다. 체육관에서 광산으로, 광산에서 클럽으로 점프하는 맥스의 여정은 산만하기만 할 뿐 어떤 공감도 끌어내지 못한다. 디즈니 애니메이터로 <알라딘> <라이온 킹> 등을 작업했던 라울 가르시아가 연출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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