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영화 팬들이 <미녀와 야수>에 주목하는 사이, 인도는 ‘발리우드식 <미녀와 야수>’에 빠졌다. 지난 3월 인도의 홀리 축제 시즌에 맞춰 개봉한 <바드리나스의 신부>가 그 주인공이다. 이 영화는 2014년 개봉한 <험프티 샤르마의 신부>의 속편으로,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자란 바드리나스(바룬 다완)가 자신의 신부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가부장적인 바드리나스의 아버지는 장래의 며느릿감이 가정에 충실하길 원한다. 하지만 아들이 직면한 운명적 사랑은 다르다. 바드리나스는 어느 날 결혼식장에서 바이데히(알리야 바트)를 만나 한눈에 반한다. 하지만 그녀에겐 결혼보다 자신의 꿈과 인생이 더 소중하다. 서로를 알아가며 둘 사이엔 사랑의 감정이 싹트지만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두 남녀의 앞날은 험난하기만 하다.
이 작품은 전편과 동일하게 젊은 투톱 바룬 다완과 알리야 바트(2012년 데뷔)를 내세웠다. 알콩달콩 유쾌한 내용부터 갈등을 거쳐 화해에 이르는 결말까지, 전형적인 발리우드 로맨틱 코미디라고 볼 수 있으나, 곳곳에 묻어나는 인도의 새로운 사회상에 주목하면 더욱 흥미롭다. 인도 사람들은 어머니를 사랑하지만 여자는 혐오한다는 표현이 있다. 여신을 믿고 여성 정치가도 배출해온 반면, 여성에 대한 차별과 뿌리 깊은 편견이 존재한다. 하지만 ‘바드리나스의 신부’가 될 사람은 현실에 순응하지 않는다. 할 말을 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택한다. 샤룩 칸의 <용감한 자가 신부를 얻는다>처럼, 과거 인도의 로맨틱 코미디에선 남성이 적극적으로 사랑을 쟁취해왔다. 배우의 영향력도 남성 위주였고, 여배우는 수동적인 역할에 머물렀다. 특히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그런 경향이 강했는데, 최근 목격되는 히로인의 변신은 변화하는 인도 영화산업에 있어 하나의 화두라고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