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와 레티(미셸 로드리게스)와 쿠바에서 신혼을 만끽 중인 도미닉(빈 디젤)에게 불청객이 찾아온다. 전설적인 해커이자 테러 조직의 리더 사이퍼(샤를리즈 테론)는 도미닉을 협박해 자신의 명령을 따르게 한다. 리더의 배신으로 혼란에 빠진 팀원들은 최강의 적이 되어버린 도미닉의 테러를 막기 위해 감옥에 있는 데카드 쇼(제이슨 스타뎀)와 힘을 합친다.
로망으로 시작해서 물량으로 끝난다. 전작에서 브라이언(폴 워커)을 떠나보내며 감성과 액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던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다시 물량 공세 액션에 가속 페달을 밟는다. 쿠바, 뉴욕, 러시아까지 무대를 옮겨가며 다양한 스펙터클을 선보이는데, 차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액션을 선보인다. 하지만 오리지널 카체이싱의 매력은 쿠바 분량에서 마감되고, 이후엔 자동차의 껍질을 쓴 판타지 액션이 시작된다. 여기까지 오면 차라리 소년만화에 가깝다. 물론 해킹을 이용한 좀비 카체이싱처럼 신선하고 기발한 장면도 꽤 있다. CG를 활용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아날로그의 육중한 질감과 폭발을 느낄 수 있는 액션 분량도 상당하다. 다만 충분히 즐기려면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한데, 우선 말이 되는지 따져선 안 되고 ‘가족’이란 한마디로 정리되는 서사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자동차와 액션, 두 가지 외에 거추장스런 장식은 모두 배제했다. 액션의 배기량 자체는 확실히 늘었지만 그래서 더 빨라졌는지는 모르겠다. 그럼에도 이 빤한 질주가 여전히 질리지 않는 걸 보면 확실히 대단한 측면이 있다. 시원하게 때려박는 팝콘무비의 정석. 시리즈 팬들에 대한 서비스도 충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