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을 예고했던 미국작가조합(WGA)이 파업을 철회했다. 10년 만의 대규모 총파업이 예상됐지만 협상 마지막날 작가조합과 미국영화방송제작가연합(AMPTP) 양쪽은 마라톤 협상 끝에 3년간의 재계약에 최종 합의했다. 작가조합과 영화방송제작가연합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패트릭 베론 작가조합 대표는 “괜찮은 협상”이라고 평했다. 데이비드 영 작가조합 서부지역 상임이사 또한 “우리는 최선을 다해 합의를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건강보험료 확충과 관련해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에서 중요하게 대두된 문제는 작가들의 최저임금 보장과 건강보험료 확충 문제였다. 작가조합은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지난해 51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선전했지만 정작 작가들의 수익은 2010년부터 꾸준히 감소해왔다며 제작비 규모에 상관없이 최저임금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더불어 넷플릭스와 아마존과 같은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이 작가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주지 못하고 오히려 제작회차의 감소로 평균 소득이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행화된 작가료 지불 체납 문제를 해결할 것과 건강보험료를 작가료의 일부에서 충당하겠다는 영화방송제작가연합의 요구 역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4월에 이루어진 작가조합의 파업 찬반 투표에선 참가자의 96%가 파업에 찬성표를 던졌다.
할리우드 및 방송가는 10년 전의 총파업이 되풀이되는 것은 아닌지 적잖이 긴장했다. 작가조합은 2007년 11월부터 2008년 2월까지 100일간 파업을 이어가며 자신들의 요구를 거세게 주장한 바 있다. 당시 파업으로 미국 지상파 방송국은 드라마 방영이 축소되거나 지연되는 일을 겪었고, <엑스맨 탄생: 울버린>(2009) 등의 영화 제작도 차질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