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키워드는 가족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2017-05-10
글 : 이주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의 성공 요인은 음악과 유머에 있었다. 유머의 경우 중구난방 캐릭터들의 매력에서 비롯됐다. 지구인 엄마와 외계인 아빠를 둔 좀도둑 스타로드/피터 제이슨 퀼(크리스 프랫), 힘센 자뻑 파이터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암살자 가모라(조이 살다나), 난폭한 너구리 로켓(브래들리 쿠퍼), “아이 엠 그루트”가 유일한 대사인 그루트(빈 디젤)는 캡틴 아메리카, 토르, 아이언맨, 헐크와 달리 웬만해선 진지할 틈을 주지 않았다. 1편이 이들 다섯 캐릭터가 우주 방위대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다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는 캐릭터들의 ‘관계’에 집중한다.

소버린 행성의 여사제 아이샤(엘리자베스 데비키)를 도운 스타로드 일행은 옛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행성의 배터리를 훔쳤다가 소버린 종족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 과정에서 피터의 아버지 에고(커트 러셀)가 그들을 돕는다. 아픈 엄마와 어린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컸던 피터는 에고의 행성에서 ‘창조주’ 아버지의 능력을 확인하곤 그 힘에 이끌린다. 하지만 가모라는 에고의 행성에서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다. 한편 반란군에 의해 위기에 처한 욘두(마이클 루커)는 로켓과 그루트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다. 그러는 사이 에고의 진짜 정체가 드러나면서 모두가 생사를 건 싸움에 휘말린다.

2편의 키워드는 가족애다. 피터를 낳은 아버지 에고와 어린 피터를 거두어 키운 욘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들의 관계 지형도가 확장된다. 가모라와 동생 네뷸라(카렌 길런)의 갈등, 드랙스와 드랙스의 구박을 순수하게 받아내는 맨티스의 관계, 까칠한 로켓의 마음마저 훔쳐버린 욘두와 한층 귀여워져 돌아온 아기 그루트의 활약 등 제임스 건 감독은 감동과 웃음의 포인트를 정확히 꿰고 캐릭터를 주무른다. 다만 (2편의 진정한 주인공이 돼버린) 욘두의 희생이나 에고의 야심을 장황하게 보여주는 장면에선 규모와 감동에 대한 강박이 느껴진다. 음악은 전편보다 더 전면에 나선 느낌이다. 하지만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 vol.1’을 채운 올드팝만큼 단번에 귀를 사로잡는 곡들이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 vol.2’엔 드물다. 쿠키 영상은 5개나 되니 인내심을 가지고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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