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을 탁 쳤다. “기가 막히는구먼.” 과연 ‘음악 덕후’인 감독이 선택한 덕분이었을까. 1편 못지않은 탁월한 선곡에 2시간 내내 귀가 즐거웠다. 그렇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는 음악 때문에라도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작품이다.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의 <Mr. Blue Sky>에서부터 캣 스티븐스의 <Father and Son>에 이르기까지, 영화가 품고 있는 주제와 절묘하게 맞물리는 선곡들이 줄줄이 흘러나온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작품의 러브 테마라 할 <Brandy(You’re a Fine Girl)>에 위치한다. 먼저, 이 곡은 의미를 알고 감상하는 편이 이해에 더 도움이 될 것이기에 스포일러 걱정은 접어두길 바란다. 록밴드 루킹 클라스가 1972년 발표한 이 곡은 시골 소녀가 자신의 마을에 온 선원에게 사랑을 느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낯선 이방인이 연인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 곡이 흘러나오는 장면에서 주인공 스타로드의 엄마는 이방인 중에서도 최상급 이방인이라 할 우주인과 키스하며 이렇게 말한다. “내가 우주인과 사랑에 빠지다니.” 이외에 조지 해리슨의 <My Sweet lord>, 플리트우드 맥의 <The Chain> 등을 담고 있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는 결국 ‘관계’에 대한 질문을 관객에게 던져준다. 1편에 비해 ‘좀더 유명한 곡들’이 쓰인 것도 특징. 1편의 성공으로 비싼 곡도 쓸 수 있게 된 결과라고 한다. 몇몇 초대형 히트곡을 제외하면, 감독의 말마따나 “들어는 봤는데, 제목은 잘 기억 안 나는 음악”을 만나는 재미가 여전히 쏠쏠하다. 물론 나는 이미 다 알고 있는 곡이었지만, 이 정도도 모른다면 음악평론가 관둬야 하지 않겠나.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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