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전설 속 마법의 정령 ‘네바’를 지켜라! <부니 베어: 브램블의 신비한 모험>
2017-05-17
글 : 김수빈 (객원기자)

중국 흑룡강성 하얼빈시의 깊은 설산에는 우애 좋은 곰 형제, 브라이어(홍진욱)와 브램블(박상훈)이 산다. 곰 형제와 숲속 동물들의 평화로운 생활에 위기가 닥친 건 숲속을 점령한 벌목꾼들 때문이다. 집 짓는 데 쓸 재목을 구하겠다며 쳐들어온 벌목꾼들은 숲속 동물들의 보금자리를 파괴해버린다. 나무로 빽빽했던 숲이 텅 비면서 숲엔 흉흉한 소문이 떠돈다. 깊은 산속 호수에는 산의 수호신, 겨울의 정령이 사는데 숲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 그가 곧 화산폭발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겨울의 정령의 존재를 진지하게 믿는 이는 아무도 없다. 형과 장난을 치다 숲속 외딴곳에 떨어진 브램블은 전설 속의 겨울의 정령과 마주한다.

벌목꾼 인간과 곰 형제의 갈등과 우정을 다룬 <부니 베어> 시리즈는 2012년부터 중국 200여개 TV채널에서 방영돼 대륙 안팎에서 큰 사랑을 받은 애니메이션이다. 2013년에 첫 극장용 애니메이션 <부니 베어: 롤라 구출 대모험>이 개봉했는데, 전국적인 흥행에 성공하며 중국 애니메이션사의 새 기록을 썼다. 원작 애니메이션이 벌목꾼 로거빅과 그에 맞서 숲을 지키는 브라이어 형제의 이야기에 주목한다면 극장판은 이야기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초점을 둔다. 중심 캐릭터 셋은 서로의 조력자가 되어 벌목 사업에 눈이 먼 인간들과 대결을 펼친다. 영화는 삼림 파괴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중심으로 형제간의 우애, 아이들의 자립, 신뢰 등의 가치에 대해 고루 말한다. 설산에서 펼쳐지는 속도감 있는 추격 신이 인상적이지만, 너무 남발되는 탓에 극 전체가 단조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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