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 life]
시행 4년차에 접어든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가 있는 날’ 사업
2017-05-24
글 : 김수빈 (객원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이 시행 4년차에 들어섰다. 국민들이 일상에서 문화를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에 문화 혜택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퇴근 이후 시간에 가까운 영화관에서 영화를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이유로 영화 팬들 사이에선 익숙한 사업이다. 영화관뿐만 아니라 공연장, 박물관, 미술관, 고궁 등 전국 문화시설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지난 3년간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은 관객의 소비행태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으며, 2017년 현재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을까.

많은 영화는 목요일에 개봉한다. 주말 관객수를 확보하기 위한 영화사의 관례 중 하나다. 하지만 ‘문화가 있는 날’이 끼어 있는 매달 마지막주는 조금 다르다. 할인 혜택을 누리려는 관객이 수요일에 몰리는 것을 고려해, 마지막주에 한해서 수요일에 영화가 개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관객수와 극장 수익의 실질적인 변화는 통계 자료에서도 나타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의 평균 관람객 수(57만2416명)는 그 이전주 평균 관람객 수(41만728명)보다 높게 나타난다. 상영편수에 있어서도 마지막주(97편)와 그 이전주(95편)에서 미미하지만 변화를 보인다(통계 자료 조사는 사업이 시작된 2014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를 대상으로 한다). 영화사에서도 ‘문화가 있는 날’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추세다.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은 단지 영화 티켓 가격 할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문화 향유의 기회를 확대하고 많은 기획자와 예술가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역특화프로그램’, ‘문화예술 소셜다이닝’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지역문화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전국 유일의 단관극장인 광주극장에서 추억의 영화들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즐기는 ‘수요일 N 영화롭게 만원극장’ 행사를 시작했다. 1970, 80년대 영화를 대상으로 영화 관람, 전시, 음악회, 관객과의 대화 행사 등을 개최하며 만원사례를 이뤄가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행사는 4월부터 10월까지,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마다 열린다. 한편, ‘문화예술 소셜다이닝’은 문화예술 재능을 보유한 사람들이 공통의 관심사를 소유한 사람들과 사회적 모임을 개설하고 운영하는 기획 사업이다. 최근 <다방의 푸른 꿈>의 김대현 감독이 행사를 이끄는 문예지기로 참여해, 전국 각지에서 자체적인 영화관을 열어 <다방의 푸른 꿈>을 상영하고 무비토크를 진행했다.

영화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문화행사에서도 ‘문화가 있는 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공연ㆍ전시 관람 할인, 박물관ㆍ미술관 무료입장, 기업과의 MOU를 통한 공연과 이벤트 등을 마련하고 있다. 5월에는 픽사의 애니메이션 작품을 소개하는 ‘픽사 애니메이션 30주년 특별전’, 탐앤탐스와 함께하는 버스킹 ‘제14회 탐스테이지: 게스트 스윗 소로우, 소각소각’ 등의 행사가 ‘문화가 있는 날’ 사업과 연계돼 열렸다. 이같은 시도는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 공연장을 찾는 관람객 수가 이전주를 상회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은 문화예술 전반을 대상으로 한 혜택과 다양한 이벤트로 국민들의 문화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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