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음식보다 사람이 마음에 더 안기는 작품 <심야식당2>
2017-06-07
글 : 김수빈 (객원기자)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는 노리코(가와이 아오바)는 우울한 날이면 상복을 입고 늦은 밤 심야식당을 찾아간다. 노리코에겐 스트레스를 푸는 작은 의식이다. 하지만 불행은 꼭 한꺼번에 몰려온다. 회사의 주요 프로젝트에서 제외된 일을 시작으로 연인, 가족 관계에서 문제가 잇따르자 노리코는 도쿄를 훌쩍 떠나버린다. 사연 있는 사람들이 이어서 심야식당을 방문한다. 메밀국숫집 아들이지만 우동을 더 좋아하는 세이타와 가업을 이끄는 그의 엄마 세이코, 연락이 닿지 않는 아들을 기다리며 도쿄에 머무는 유키코 할머니와 그런 할머니에게 따뜻한 쉴 곳을 마련해주는 미치루(다베 미카코)다.

도쿄 도심의 밤거리를 훑고 나서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인 돈지루를 정성 들여 만드는 마스터의 모습까지, 영화 <심야식당2>는 익숙하고 친근한 TV드라마의 오프닝으로 시작한다. 오차즈케 시스터즈, 게이바 할아버지, 두목과 부하 등 TV시리즈의 반가운 캐릭터들도 심야식당의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심야식당2>엔 세 가지 에피소드와 더 많은 음식들이 담긴다. 여느 때처럼 고향을 떠나 도쿄에서 홀로 살아가는, 혹은 잠시 도쿄를 방문한 이들이 주인공이다. 심야식당 안팎의 대화는 더 풍성해졌다. 일면식 없는 사이에도 어려움을 겪는 주인공에게 실없이 건네는 농담과 때로는 다정하고 때로는 단호한 조언의 말들이 영화 전반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노인사, 청년실업, 가업을 둘러싼 세대 갈등처럼 일본 사회의 주요한 고민이자 고령화 사회에서 어렵지 않게 마주하는 문제들이 에피소드를 두르고 있다. 음식보다 사람이 마음에 더 안기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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