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를 따라가려는 뱁새, 아니 참새의 이야기다. 고아로 태어난 참새 리차드(김서영)는 황새 오로라의 아들로 입양된다. 새 가족의 품에서 형 맥스와 둘도 없는 형제로 자란 리차드는 자신도 언젠가 커다란 황새가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형과의 차이는 선명해지고, 리차드의 작은 덩치는 물고기를 사냥하기에도 역부족이다.
하지만 황새인 형 맥스조차 따라잡을 수 없는 리차드의 주특기가 있으니, 뛰어난 비행 실력이다. 리차드는 황새 무리가 곧 아프리카로 이동할 거란 계획을 듣는다. 그러나 마음이 들뜬 것도 잠시, 황새들은 리차드가 오랜 비행을 버티지 못할 것이란 이유로 여정에서 빠지길 권한다. 가족마저 자신을 두고 떠나자 상심한 리차드는 혼자서라도 아프리카에 가겠노라 결심한다. 그의 여정에 합류하는 것은 괴짜 같은 올빼미 올가(구민선)와 가수를 꿈꾸는 앵무새 키키(변영희)다.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한 올가와 평생 새장에 갇힌 채 주인의 횡포에 못 이겨 노래한 키키. 리차드와 둘은 서로의 결핍을 이해하는 친구가 된다. 영화는 숱한 고비를 뚫고 마침내 아프리카에 닿은 이들을 통해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미운 오리 새끼>의 변주로 보이는 영화에는 인간의 환경 파괴에 대한 비판도 가미된다. 리차드 일행이 여정 중에 마주한 것은 도심에서 인간이 버린 음식을 먹으며 사는 새들이다. 어렵사리 도착한 아프리카는 인간의 댐 건설로 물이 말라가고 있다. 귀여운 캐릭터와 선명한 메시지 등 가족영화의 면모를 갖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