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영화人] <악녀> 박정훈 촬영감독
2017-06-15
글 : 김현수
사진 : 최성열

“혼자 고생했다고 말하기 부끄러운 촬영현장이다. 스턴트 배우들이 정말 고생 많았다고 꼭 써달라. (웃음)” 정병길 감독의 <악녀>는 액션만큼은 그동안의 어떤 한국영화도 시도하지 못한 새로운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은 작품이다. ‘촬영감독, 극한 직업의 세계’를 체험했을 것 같다는 인사말에 그는 대부분의 공을 정병길 감독의 아이디어와 스턴트 배우들의 희생, 배우 김옥빈의 매력에 돌렸다.

영화는 중요한 액션 장면에서 1인칭 시점숏과 물리적으로 촬영이 불가능해 보이는 롱테이크 액션으로 관객의 시선을 압도한다. 박정훈 촬영감독은 새로운 에너지를 지닌 인재를 찾아다니던 정병길 감독을 만나 “뭐가 됐든 정말 독특한 영화가 탄생할 것 같다”는 예감을 받았다. 4개월의 프리 프로덕션 동안 철저하게 콘티를 짜고 데모 영상도 찍어 준비했지만 “촬영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가는 액션의 합이나 배우의 움직임을 계산하는 게 불가능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는 연출자와 무술감독이 액션의 합을 짤 때 한 발짝 물러나 있었다. “인트로와 중간부 오토바이 액션, 엔딩의 버스 시퀀스 모두를 한컷으로 가려고 마음먹은 감독의 비전을 예산에 맞춰 효율적으로 찍을 방법을 고민했다. 할리우드라면 CG로 했을 장면도 우리는 실사 촬영을 감행했다.(웃음)” 현장에서 배우와 함께 와이어에 매달린 채 동선을 짜맞추고 계획대로 앵글을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액션 자체를 리듬감 있는 흥겨운 움직임이라 생각하고 카메라를 움직였다. 작위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마치 뮤직비디오를 찍는 기분으로 접근하니까 오히려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생생하면서도 와이드한 앵글을 위해 12mm 렌즈를 써서 촬영하는 통에 배우와 너무 근접해 배우와 카메라가 접촉 사고를 낼 때도 있었지만 “그 고충을 이해해주는 배우의 태도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19살 때 시골에서 상경해 영화가 하고 싶어 덜컥 임권택 감독의 촬영현장에 연출부 막내로 들어가 현장을 경험하기 시작한 이후 <취화선> <하류인생> <천년학>을 거치며 정일성 촬영감독의 일거수일투족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기본적인 촬영 자세와 앵글에 대한 촬영감독의 시선을 많이 배웠다. 지금도 ‘풀숏은 촬영감독의 것’이라고 말하던 그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말하는 박정훈 촬영감독은 그 인연으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비구니> 복원판 상영 기념 메이킹 다큐 연출을 맡기도 했다. 오히려 잔잔한 드라마 촬영을 원한다는 그는 “느린 호흡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정일성과 정병길의 시대를 모두 경험한 그의 다음 앵글이 기대된다.

고프로와 삼양 12mm 렌즈

부피감 있는 카메라는 좋은 해상도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빠른 움직임과 다양하고 독특한 앵글을 구현해야 했던 <악녀> 촬영을 위해 박정훈 감독이 선택한 제품들이다. “고프로는 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삼양의 12mm 렌즈를 소니A7s에 장착해 찍었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2017 <악녀> 촬영감독 2015 <설행_눈길을 걷다> 촬영감독 2014 <로사> 촬영팀 2013 <미조> 촬영감독 2012 <노리개> 촬영감독 2011 <헤드> <핑크> 촬영팀 2010 <영도다리> 촬영팀 2009 <해운대> 촬영팀 2008 <이리> 촬영팀 2007 <경계> 촬영팀 2006 <천년학> 촬영팀 2004 <하류인생> 촬영팀 2003 <청풍명월> 촬영팀 2002 <취화선> 촬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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