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17살은 위태롭다 <지랄발광 17세>
2017-06-28
글 : 송경원

17살은 위태롭다. 어른이 아니라는 이유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지만 아이도 아니기에 제약도 많다. 주목받고 사랑받아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만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모를 만큼 어리지 않은, 그야말로 날카로운 경계에 선 나이다. 17살이 된 네이딘(헤일리 스테인펠드)은 인생의 암흑기를 걷고 있다고 느낀다. 엄마는 자신에게 관심이 없고, 잘생기고 잘나가는 오빠(블레이크 제너)때문에 항상 주눅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 10년 절친 크리스타가 갑자기 오빠의 여자친구가 되자 외톨이가 된 네이딘은 홧김에 짝사랑해온 남자에게 야한 문자를 보낸다.

<지랄발광 17세>는 사춘기 시절 누구나 겪어봤음직한 성장통을 소재로 한 하이틴 코미디영화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방황하는 소녀가 있고, 아픔을 겪은 후 주변을 되돌아보며 한뼘 자란다. 하지만 이 영화의 비범한 구석은 제목처럼 지랄 맞은 상황을 가감 없이 그려낸다는 데 있다. 네이딘은 10대 소녀가 겪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최악의 경우를 맞이하는데, 본인에겐 지옥이겠지만 한 발짝 떨어진 이들에겐 귀여운 고민처럼 다가온다. 나만 힘들고 특별한 것 같지만 모두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 결국 성장이란 그렇게 자신만의 세계에 몰두하던 소년, 소녀가 주변을 돌아보는 과정이고, 영화는 과정의 즐거움(혹은 괴로움)을 제대로 버무릴 줄 안다. 본인은 진지한데 주변은 유쾌한, 실로 중2병스러운 상황이야말로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그 시절에만 허락된 특권이다. 헤일리 스테인펠드의 재기발랄한 캐릭터와 상담 역의 교사로 출연한 우디 해럴슨의 능청스런 호흡이 특히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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