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로 한창 떠들썩한 작은 마을의 어느 밤, 4살 소년 토미가 갑자기 사라진다. 경찰은 실종사건의 주범으로 토미의 아버지 마누엘(필리포 니그로)을 지목하지만 그는 얼마 안 가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은 찢겨져나갈 듯하고, 이 사건은 가족과 마을 주민들에게 큰 상처를 남긴다. 그런데 5년이 지난 후, 토미(테오 아킬레 카프리오)가 극적으로 발견돼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다. 비록 아이는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하지만 조금씩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다. 그러나 가족을 비롯한 토미와 가까웠던 사람들은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실종: 사라진 아이>는 이탈리아의 젊은 감독 스테파노 로도비치가 현재 유럽의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아동 실종 문제를 장르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스릴러영화다. 감독은 어른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이가 무관심 속에 방치되었을 때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치명적인 결과를 안겨준다고 힘주어 말한다.
하지만 이 주제는 영화 안에서 그다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특히 <실종: 사라진 아이>의 이야기는 토미의 정체와 과거에 벌어진 사건의 진실에 방점을 찍고 있는데, 이를 알려주는 마지막 반전을 향한 길이 너무 길고 지루하다는게 가장 큰 문제다. 비록 아이의 돌발적인 폭력 같은 에피소드로 긴장을 유지하려 하지만, 그것만으로 반전의 순간까지 관객의 흥미를 유지하기는 역부족이다. 즉 결말까지의 앙상한 전개가 많은 아쉬움을 남기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