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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 <품위있는 그녀> 그녀들의 세계
2017-07-11
글 : 유선주 (칼럼니스트)

JTBC <품위있는 그녀>는 극에서 모사하는 교양과 품위가 마티스나 칸딘스키, 팝아트를 언급하는 수준으로 대단치 않다. ‘타로보살’의 말을 듣고 남편에게 외도 방지용 눈썹 문신을 시키는 강남 부유층의 모습이 딱히 부러울 것도 없이 그려지고, 진짜 저럴까 싶은 모습도 많지만 그야 우리로선 알 수 없다. 리얼리티를 구하는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면 <아내의 자격>과 <밀회> 속 강남 부유층과 닮은 듯 결이 다른 세계에서 “대박”을 입버릇처럼 달고 사는 휴지 회사 사주 집안의 작은며느리 우아진(김희선)를 만날 수 있다. 그녀를 선망하고, 그 집안을 집어삼키려 간병인으로 회장(김용건)에게 접근한 박복자(김선아)도.

고용주와 고용인으로 만난 둘은 이제 며느리와 시어머니 관계가 될 참이다. 나이 일흔의 회장을 ‘ 서게’ 만든 간병인이 안주인 자리를 차지하는 그저 그런 통속극이 스릴러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순간은 복자의 저돌성에서 나온다. 누군가가 자신의 계략을 눈치채면 그를 자신의 룰 안으로 무섭게 끌어당기는 복자는 의심을 받아도 다른 누군가를 포함하는 더 큰 원을 그리고 의뭉스럽게 딴청을 피운다. 간병인으로 입주하자마자 큰며느리(서정연)를 ‘왕따’로 파악하고 멸시하는 것도 어떤 무리와 그 바깥 사람들의 입지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런 복자가 같은 편으로 그 사람의 원 안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단 한 사람, 우아진은 말한다. “아주머니, 선 지키세요.” 둘 다 경계와 자신들의 규칙에 민감한데, 김선아가 연기하는 복자는 뚱한 표정으로 경계를 확장하고, 김희선의 아진은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경계를 분명히 한다. 유형이 다른 두 배우가 만드는 긴장에 한 시간쯤은 후딱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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