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극장판 위 베어 베어스: 곰 브라더스> 세 마리의 곰 형제가 한몸처럼 움직인다
2017-08-23
글 : 정지혜 (객원기자)

세 마리의 곰 형제가 한몸처럼 움직인다. 의인화된 이들 곰이 아이의 시선으로 인간 어른들의 난폭과 거짓을 폭로한다. 세 마리 곰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7개의 에피소드로 엮었다. 이 작품은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 설정을 놓치지 않으면서 아이들의 세계를 과소평가하지 않는다는 데서 유쾌함이 있다.

에피소드 <유원지에서 생긴 일>을 보자. 유원지에 가면 흔히 있는 인형뽑기 게임을 가져와, 뽑기 상품인 ‘곰 인형’이 된 곰 브러더스의 상황과 게임의 승부를 조작하려는 인간 어른의 꼼수를 그린다. 곰 브러더스가 “거짓말쟁이, 그렇게 살지마요”라고 소리치고 “(자신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라고 소리칠 때면 통쾌함마저 느껴진다. 에피소드 <자동차 여행>에서 자동차 운전석에 앉아 동료들을 태우게 된 곰 브러더스의 막내 아이스베어는, 중간에 합석한 낯선 이가 자꾸 신경 쓰인다. “훌륭한 선장은 선원을 포기하지 않는 법”이라는 지극히 교훈적인 깨달음을 얻기까지 그 과정이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여기에 “그래서 선장이 제일 월급이 많은 거야”라는 촌철살인의 대사를 슬쩍 끼워넣어두는 센스까지 있다. 곰 브러더스가 SNS에 무심히 올린 사진으로 친구 찰리의 일상을 망가뜨리게 되는 과정도 보자. “다시는 절대 해시태그 안 쓸 거야”라는 곰 브러더스의 말은 SNS 시대의 세태를 향한 일갈처럼 보인다. 아이스베어의 냉랭하고 엉뚱한 유머감각이 특히나 귀엽고 인상적이다. 2017년 독일 슈투트가르트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어린이 시리즈 부문과 영국아카데미 어린이상 국제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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