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탐방]
[경희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연극영화학과] 인문학과 영화 실무가 융합된 전인교육
2017-09-04
글 : 정서영 (객원기자)
사진 : 오계옥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는 1999년 예술디자인대학 내 예술학부와 함께 신설된 학과로 연극·영화계를 이끌어갈 최고의 실기인을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곳에서는 연극인 및 영화인으로서 갖춰야 할 다양한 이론 및 실기교육이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맞춤형으로 이뤄지고 있다. 블랙박스 공연장을 비롯해 600석 규모의 극장과 영화촬영 스튜디오, 녹음실, 연기실습실 등의 공간들은 학생들이 충분한 실습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마련됐다. 실기에 최적화된 교육과 시설 덕분일까.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는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한 공연 및 영화제를 매년 10여회씩 개최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재학생은 학기마다 열리는 정기공연에 만족하지 못하고 방학 때 자체 워크숍을 열고, 신입생도 입학과 동시에 연습에 돌입해 매년 5월 수원연극축제에 극을 올린다. 이곳에서 4년간 바쁜 커리큘럼을 소화하다보면 자연스레 실무적 역량을 갖춘 인재로 거듭나게 된다.

실기를 중시한다고 해서 단순한 테크닉만 배우는 것은 아니다. 예술인이라면 문화예술적인 소양과 풍부한 감성, 창조적인 표현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하기에 학생들이 예술의 본질에 대해 되짚어보고 세상을 바라보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끔 전인교육에도 공을 들인다. 경희대학교만의 독특한 교양교육 과정인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융합적 교육을 실시하며 인간과 세계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한국 교육의 여건상 대부분의 학생들은 대학 입학 전까지 학교와 집, 학원을 왔다갔다하는 틀에 박힌 생활을 하는데, 한정된 경험으로는 타인을 이해하는 연기를 하거나 독창적인 시나리오를 쓰기 어렵다. 그래서 교육을 통해 미래의 예술인들이 좀더 자신의 시야를 넓힐 수 있도록 간접경험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사진 씨네21 백종헌

전공은 크게 연극과 영화의 두 트랙으로 나뉜다. 연극은 전통적 형식의 일반 연극뿐 아니라 뮤지컬과 영상 연기, 교육연극, 퍼포먼스 수업 등을 포괄한 배우 전인교육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부터 신설된 연극·뮤지컬 연출전공을 위해 뮤지컬 연기연출론, 노래대본 창작실습, 스타일장면연기 수업들이 새로 생겨났다. 영화의 경우 시나리오, 촬영, 조명, 연출, 편집 등 제작 전반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영화에 대한 기본지식을 쌓은 4학년 학생들은 산업현장에서 부딪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졸업논문 대신 작품의 기획, 설계, 제작 전 과정을 경험하게 해주는 캡스톤 디자인2 수업을 올해부터 수강하게 된다.

수업 외에도 학생들에게 현장이나 실제 경험을 쌓기 위한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2년 전부터 정기적으로 다양한 영화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졸업생들이 후배들에게 현장과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다. 영상 프로덕션과 산학협력을 맺어 학교를 다니면서 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학기당 최대 9학점을 지원해주는 등 행정적인 지원 시스템도 구축했다. 또 학생영화에서도 4K 촬영이 어느 정도 자리잡은 현재, 빠르게 발전하는 시스템에 뒤처지지 않도록 강의내용도 새롭게 발전시키는 중이다. 물론 변하지 않는 영화라는 매체의 기본적인 요소를 확실히 강의하여 어떤 카메라라도 적응할 수 있도록 기본기를 다지는 교육도 빼놓지 않는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은 바로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 하겠다. 하나의 무대를 꾸미기 위해 연기 전공, 연출전공 학생들이 서로 협업할 뿐만 아니라 포스트모던음악학과, 의류디자인학과, 시각정보디자인학과 등 타 예술 관련 학과와 연계하여 시너지를 발휘한다. 학기마다 열리는 정기공연에선 모든 학년의 학생들이 참여하는데, 지난 공연에서는 배우 및 스탭 120여명, 오케스트라 연주자를 비롯한 포스트모던학과 학생들 20명 정도가 대형 무대를 위해 동원되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조율하여 하나의 공통된 목표로 나아가는 노하우를 터득하며, 이는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기 위한 나만의 경쟁력이 된다. 90% 이상의 졸업생들이 대학로와 충무로에서 주요 스탭 및 배우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것도 대학 생활의 경험으로부터 얻은 소중한 배움 덕분일 것이다.

김정호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 학과장

"교양을 갖춘 제너럴리스트가 되어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해야”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만의 특징이 있다면.

=연극과 영화, 연출과 연기 모두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졸업생 중 한명이 ‘비주얼크루 숟가락’이라는 영상제작 프로덕션을 창업했는데, 뮤지컬 광고와 메이킹필름을 촬영하는 틈새시장을 열어 화제가 됐다. 학부 때 과에서 자체적으로 열리는 공연 무대와 리허설을 틈틈이 촬영했던 것이 경력이 된 것이다.

-전인교육, 교양교육의 비중이 상당하다.

=창의력과 일반 교양이 요구되는 시대다. 사회가 급변하다보니 대학에서 배운 교육만으로 40살 이후의 인생을 계획하기 힘들지 않나. 어떻게 미래를 대비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언제든지 다른 직종으로 갈 수 있도록 창업을 해서 제 나름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교육시켜야 한다고 본다. 학생들이 스페셜리스트로서의 주특기를 갖는 것 외에도 제너럴리스트로서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 실기에 최적화되어 있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후마니타스 칼리지에서 가르치는 교양수업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살아남는다면 나름의 경쟁력을 갖게 되는 셈이다.

-예술 경영에 관련된 수업들도 있다.

=학생들이 예술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는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 현재 기획과 창업, 영상마케팅 두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요즘 경영은 경험의 과학화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도 자체 미디어연구소에서 통계분석을 해서 스크린 수를 예측하지 않나. 학생들이 그런 마케팅 감각을 배운 후 사회로 나가야 ‘내가 만들 영화가 어디에 포지셔닝할 수 있겠다’ 하는 마인드를 갖출 수 있다.

경희대학교 학과 및 전형 소개

예술의 본래 모습인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진정한 의미에서의 창조적 연극영화인을 양성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이론과 실기, 정신과 물질, 철학과 기예가 하나되는 이상적 교육을 추구하며 최종적으로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고, 실무적 역량을 지닌 전천후 영화인과 연기인을 양성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실기와 교양,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는 커리큘럼은 이런 취지에서 비롯됐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졸업생들은 연극트랙의 경우 일반 연극 및 뮤지컬, 교육연극, 퍼포먼스 등 다양한 공연예술 무대 및 영상매체의 배우와 스탭 영역에 진출할 수 있고, 영화트랙의 경우 영화감독, 제작 및 기획, 편집, 촬영, 시나리오작가, 그 밖에 영화기획자, 방송 PD, 카메라맨, 광고연출 등 다양한 영상예술 영역으로 진출할 수 있다. 최근에는 웹상의 영상 및 공연물제작도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졸업생인 정준호, 공유, 김옥빈, 김지수, 김선아, 성유리, 옥주현 등 유명 배우들이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2018년도 수시모집에서 실기우수자전형을 통해 연극·뮤지컬 연기전공 15명을 선발한다. 1단계 기초실기고사 100%로 모집인원의 7배수 내외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종합실기고사 70%, 학생부 교과 빛 비교과 성적 30%를 반영해 최종선발한다. 1단계 기초실기고사는 1분20초 미만의 자유연기로 대사, 노래, 상황연기 중 자유 선택이 가능하다. 2단계 종합실기고사는 지정연기, 자유연기, 면접으로 구성돼 있다. 지정연기는 1분 미만으로 학교쪽에서 준비한 독백대사를 현장에서 받아 나름대로 해석을 통해 연기해야 하며, 자유연기는 기초실기고사와 유사하다. 면접은 기본기, 표현력, 태도를 평가하는 간단한 구두면접이다. 영화연출/제작, 연극· 뮤지컬 연출 및 비즈니스전공은 정시전형을 통해 모집할 예정이다.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