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의 ‘HAL 엔터테인먼트’는 산학협력의 모범 사례다. 기업형 프로젝트인 HAL 엔터테인먼트는 학생들에게 영화, 방송, 광고 등의 콘텐츠 제작업체 실무 과정을 제공한다. 국민대학교는 2014년 2단계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산학협력 교육의 일환으로 창업 강좌와 현장실습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실용 중심의 교육방침에 맞춰 국민대학교가 김창주 교수를 중심으로 추진한 학교 기업, HAL 엔터테인먼트는 이제 학생들에게 일종의 기업 체험을 제공해주는 인재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발족한 뒤 6개월여의 운영 기간 동안 빠른 성과도 얻었다. 최근 22명의 재학생이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특별시민> <프리즌> <청년경찰>을 비롯해서 하반기 개봉예정인 <악질경찰> 그리고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 <터널> 등의 후반작업에 직접 참여했다. 이를 진두지휘한 김창주 영화전공 교수는 “이렇게 현장실습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학교도 드물 것이다”라고 말한다. “국민대학교는 이공 계열 대학처럼 현장실습, 나아가 산학협력 위주로 발전할 수밖에 없는 교육 체계를 예술계에도 도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예술계는 각개전투로 졸업 이후 진로를 고민하곤 했지 않나. 이제는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민대학교는 기업 설립 이전인 2015년부터 영화전공 교수, 재학생, 졸업생이 힘을 합쳐 협동조합 ‘나인 스튜디오’를 설립한 바 있다. 이는 학교가 협동조합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접하고 이를 통해 현장실습 교육을 진행한 것이다. 다른 어떤 대학교보다 학생들의 졸업 이후를 고민하면서 추진했던 프로젝트다. 이러한 협동조합과 학교 기업의 운영은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을 올릴 수 있게 됐다. 2015년 기준 전국 대학공연예술학부 취업률 중 국민대학교 영화전공 취업률은 85.1%로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청년 창업가 배출에도 효과를 봤다. 나인 스튜디오를 통해 현장실습을 경험했던 졸업생 김석진씨가 지난해 영상콘텐츠 제작업체 ‘찐’을 설립했다. 이런 실질적인 성공 사례야말로 국민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영화전공만의 저력인 것이다.
연극전공 역시 현장의 중요성을 빼놓지 않고 모든 교육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한다. 연극학 박사이자 평론가, 연극학회 이사로도 활동 중인 이혜경 교수는 학생들의 탄탄한 이론적 배경을 책임진다. 젊은연극제 집행위원장, 서울연극협회 운영이사 등을 역임한 김인준 교수 역시 산학협력을 최우선으로 고민하며 뛰어난 학생을 배출해왔다. 작가, 연출가, 배우로 활동 중인 김혜리 교수는 화술훈련의 대가 크리스틴 링클레이터 화술훈련법 지도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그녀의 화술 수업은 연극전공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수하고 싶어 하는 필수 커리큘럼이라고 한다. 성악교수법 박사인 뮤지컬 보컬코치 정경희 교수의 수업은 뮤지컬 무대를 꿈꾸는 학생들의 열망까지 충족시킨다는 후문. <부산행> <동주> <사도> 등에 출연한 배우 박명신도 이른바 현장 전문 교수진이라 할 만하다. 연극전공은 학과 설립 초기부터 러시아, 미국, 프랑스의 현장 전문가와 교육자들을 초빙해 연기 워크숍과 공연 만들기 등을 실시했다. 또한 해외 대학 및 국제 축제에 초청돼 공연도 꾸준히 진행해왔다. 러시아 국립예술대학교인 기티즈 대학, 러시아 국제학생연극제, 프랑스 엑스프레스예술제, 국제무대미술가협회 초청 공연,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 중국 두만강문화관광축제 등의 해외 무대를 경험했다.
또한 연극·영화전공 대학생들이 함께 참여하는 연극 공연 젊은연극제를 통해 1~4학년 재학생과 대학원생을 중심으로 입시 준비생은 물론 일반인들에게까지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는 행사를 갖는다. 이는 대단히 중요한 행사다. 단순히 행사를 한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경험과 자신감을 안겨준다는 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민대학교 산학협력단 한반도미래연구원과 협력하여 <달콤한 철쭉>이라는 탈북민 창작뮤지컬을 올려 뮤지컬 공연 분야에 대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김창주 국민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영화전공 교수
“공식을 벗어난 열정 있는 인재를 원한다”
-HAL 엔터테인먼트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산학협력이라는 게 학교와 현장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된다. 현장에 적응하도록 교육을 잘 시켜 보내는 것이 업계쪽에도 부담이 덜 되지 않겠나. 실적을 내기 위해 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어떤 전공이든 상황은 마찬가지겠지만 글로만 영화를 배우면 힘들다. 직접 찍어보지 않으면 안 되는데 그런 면에서 학생들도 분위기가 상기되어 있다. 실제로 현장에 나가 일해보니 다르거든. (웃음) 학생들은 주로 편집이나 색보정 등의 후반업체 어시스턴트를 많이 하게 되고 책임감이 강하면 데이터매니저도 할 수 있다. 선배들이 포진된 촬영팀이 있는 영화 현장에서도 잘 이끌어주고 있다.
-국민대학교 공연예술학부만의 커리큘럼 특징이 있다면.
=HAL 엔터테인먼트와도 연결되는 이야기인데, 우리는 20명이라는 소수 정예를 교육한다. 전체 인원 중에서 몇명만 혜택받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학생들이 동등한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개인적으로 지금도 인문학 공부를 하러 다니고 있는데 글쓰는 공부는 영화 편집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 학생들에게도 철학책을 절대 놓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인문학이 없으면 사상누각이다. 인간 본연에 있는 감각이 깨어나지 않으면 안 되기에 인문학과 기술의 밸런스를 많이 강조하는 편이다.
-수시전형 실기에 관한 팁을 준다면.
=스토리 보드 만들기라는 실기가 있다. 그림만 잘 그리는 사람보다는 진짜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고 영화에 열정이 있는 사람을 찾는다. 학원에서 배운 공식화된 그림 실력보다는 거칠더라도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길 원한다. 앞으로는 차차 글쓰기 위주로 실기 방식을 바꿔나가려고 한다.
-어떤 학생들이 들어오길 원하나.
=수업 과정에서 빨리 좌절을 느끼는 학생들이 있더라. 전국에 영화과 학생이 몇명이고 그중 몇명만 성공할 수 있다는 통계는 믿지 않는다. 포기하더라도 끝까지 해보고 돌아서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런 용기를 북돋아주고 싶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갖고 있는, 콤플렉스가 있어 무언가를 발산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
국민대학교 학과 및 전형 소개
1998년에 설립된 국민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연극영화전공은 2014년부터 연극과 영화전공이 분리되는 대대적인 학과 개편을 단행했다. 학과적 교류는 지속하되 각자의 전공 안에서 체계적이고 면밀하게 커리큘럼을 꾸려가려는 시도였다. 또한 국민대학교는 2014년 수도권대학 특성화사업(CK-II)에 선정되어 연간 40억원씩, 5년간 최대 200억원의 국고 지원을 받는다. 이 사업에 뽑힌 교내 6개 사업단 중 연극·영화전공이 속한 예술대학의 에코 커뮤니티 아트 프로젝트(Eco Community Art Project)도 포함됐다. 이같은 특성화 사업에 따라 2015학년 1학기부터 기존의 예술가 양성 중심의 아트 아티스트(AA)과정 외에 티칭 아티스트(TA)와 컨설팅 아티스트(CA)과정이 더 생겨났다. 예술 교육자로 활동하고 싶은 학생들은 교육학개론, 교육심리학과 같은 교육관련 교과목과 함께 문화예술교육의 이해, 커뮤니케이션 기법, 예술교육상담 등을 이수하면 TA 과정 수료를 인증하고 문화예술교육사 자격도 취득할 수 있다. 영화전공은 아트디렉팅과 세트 개발, CG 시각효과, 프로덕션 디자인 현장실습 등의 CA 과정을 이수하고 연극전공의 경우에는 오디션테크닉, 공연제작워크샵(캡스톤디자인)을 듣고 졸업한 다음 빠르게 예술 현장에 진출할 수도 있다.
공연예술학부의 2018년도 수시전형 모집인원은 연극 20명(무용 26명), 영화 20명이 정원으로 각 1명씩 특기자로 선정한다. 수시전형 실기는 1단계와 2단계로 나누어 진행되며 연기 실기의 경우, 1단계 실기 100%로 8배수를 뽑고 2단계에서 실기 60%와 학생부교과 40%를 반영한다. 영화 실기의 경우는 1단계 실기 100%로 3배수를 뽑은 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30%를 반영한 뒤 면접 40%와 학생부교과 30%를 반영한다. 원서접수는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서류제출은 9월 14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