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5일,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임을 며칠 앞둔 시점. 여당의 유력한 정치인 필리포 말그라디가 성매매를 하던 중 미성년 성매매 여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의 은폐에 개입한 마피아 조직원은 그 대가로 필리포에게 재개발 사업의 이권을 요구하고, 필리포는 이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또 다른 신흥 마피아 조직을 동원한다. 두 마피아 조직은 살해와 복수를 거듭하고 결국 전쟁이 일어날 일촉즉발의 상황에 이른다. 한편 재개발 사업을 주관하던 마피아계의 숨은 실력자, 사무라이는 사업을 위해 두 조직을 중재하려 하지만 사건은 점점 커져만 간다.
영화 초반부는 서로 다른 공간에서 벌어지는 여러 개의 에피소드가 병렬되면서 이야기가 산만하고 흐름이 자주 끊긴다. 그러나 짧은 숏, 카메라의 많은 움직임, 공들인 미장센, 쉴 새 없이 흐르는 음악은 지루함을 느낄 틈을 주지 않는다. 중반부에 이르면 초반에 나열된 인물들이 재개발 사업이라는 하나의 대상으로 몰려들면서 여러 개의 힘들이 서로를 밀고 당기는 팽팽한 긴장을 만들어낸다. 특히 평범한 파티플래너가 마피아 전쟁의 한가운데에 놓이는 상황은 관객에게 서스펜스로 다가온다.
하지만 제한된 시간 안에 지나치게 많은 인물을 다루려다 보니 인물 각각에 대한 심도가 너무 얕아졌다. 무엇보다 성매매 신에서 포르노처럼 전라인 여성의 몸을 훑어보는 카메라의 시선은 성적 대상화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