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나인스 라이프> 9개의 생명을 가진 9살 소년
2017-09-06
글 : 임수연

루이 드랙스(에런 폴)는 사고를 부르는 소년이다. 태어날 때부터 제왕절개로 어렵게 태어났고, 생후 16주가 됐을 때 갈비뼈가 모조리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며, 전기 감전부터 살모넬라균 감염 등 식중독까지 온갖 사건 사고가 유독 그에게만 자주 닥친다. 8번의 죽을 위기를 넘긴 후 가족과 함께 소풍을 떠난 9번째 생일에도 불행은 어김없이 루이를 찾아온다.

자극적인 표현 수위로 화제가 됐던 <엑스텐션> <힐즈 아이즈> 등 고어 장르물과 이러한 분위기를 계승한 <피라냐>를 만들었던 알렉상드르 아야 감독의 신작이지만, 이번 영화의 장르는 기본적으로 미스터리 스릴러다. 루이가 절벽에서 바다로 추락하고 아버지가 사라지는 기묘한 사건을 중심으로, 자꾸 루이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졌던 이유가 무엇인지 추적한다. 여기에 다양한 장르와 이야기가 엉켜든다. 2시간 정도 사망했다가 깨어나 코마 상태가 된 루이를 소아신경과 의사 파스칼(제이미 도넌)이 돌보고, 그는 루이의 어머니 나탈리(사라 가돈)와 미묘한 감정을 나눈다. 원래 몽유병을 앓았던 파스칼에게도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된다. 여기에 루이의 정신 치료를 맡았던 정신과 전문의 페레즈(올리버 플랫)와의 과거 상담 장면이 교차 편집되고, 코마 상태에서 루이가 보게 되는 환상도 등장한다. 하지만 불균질한 요소들이 잘 조율되어 있는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맥락 없이 이어지는 장면 사이에서 긴장감은 휘발된다. 애초에 루이가 2시간 동안 사망 상태였다가 살아 돌아오는 내용에서 알 수 있듯, 초현실적인 설정에 대해 납득 가능한 설명이 영화 내내 거의 제시되지 않는 것 역시 영화의 큰 구멍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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