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저수지 게임> 주진우 기자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2017-09-13
글 : 김성훈

지난 2013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부동산 사기사건이 발생한다. 한국 대기업과 농협이 직접 투자한 이 사업은 공사비만 1500억원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다. 토론토 한인 밀집지역인 노스요크에 주상복합 빌딩을 짓겠다고 발표했다가 추가 자본금을 유치하지 못해 부지가 경매로 넘어가면서 건설이 무산됐고, 그 과정에서 많은 피해자들이 생겼다. 주진우 기자는 농협이 대출금 210억원을 잃었는데도 찾으려고 하지 않은 점을 수상하게 생각한다. ‘딥쓰로트’의 제보를 받아 ‘그분’의 돈이 모인 저수지로 추정되는 캐나다와 케이맨제도로 간다.

<저수지 게임>은 주진우 <시사IN> 기자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다. 사건의 열쇠를 쥔 제보자가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는 극영화와 달리 이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인 주진우 기자는 진실을 찾는 데 번번이 실패한다. 취재원들은 그에게 입을 열지 않고, 갑자기 연락이 되지 않는 데다가 결국은 자취를 감춘다. 그럼에도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비자금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주진우 기자 덕분에 영화는 웬만한 탐정영화보다 흥미진진하고 긴장감이 넘친다. 이야기 사이에 삽입되는 애니메이션은 일반인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금융 이야기를 쉽게 설명해준다. 주진우 기자는 자신의 취재를 “실패담”이라고 말하지만 아직도 ‘그분’을 집요하게 쫓고 있는 사람이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의 취재는 현재 진행형이다. <저수지 게임>은 2012년 대선 개표 부정 의혹을 다룬 <더 플랜>을 연출한 최진성 감독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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