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는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이 영화는 2015년 개봉했던 영화 <귀향>에서 미처 끝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엮은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귀향>에서 다 담지 못했던 소녀들의 에피소드와 순이 역을 연기했던 배우 박지희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나눔의 집’ 역사관을 방문하고 그들을 위로하기 위한 노래를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실제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이 교차 편집된다. 잠에서 깨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 소녀 박지희의 ‘현재’와 그녀가 연기했던 위안부 소녀 순이의 상상조차 하기 힘든 ‘과거’가 병치되면서, 영화는 순이가 누렸어야 할 당연한 일상도 그러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잃어버린 ‘삶’의 시간을 되돌리기 위해서 우리가 그 시간을 기억해야 한다고,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에 더해지는 것은 그 시간을 온몸으로 견뎌낸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이다. 극으로 차마 재현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이제는 부서질 듯 쇠약해져버린 할머니들의 여린 몸을 통해 흘러나올 때, 아픈 과거의 시간은 다시 현재화된다. 소녀(박지희)와 위안부 할머니들의 현재의 모습은 흑백으로, 영화 <귀향>을 통해 재현된 그들의 과거는 컬러로 뒤바뀌어 보여지는 까닭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귀향>을 연출했던 조정래 감독은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번 위안부 문제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환기시킨다.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소녀들을 기억해 달라는 영화의 외침 속에서 감독이 짊어졌을 무거운 책임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